-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없는 것은 아닙니다.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없는 것이 아닙니다.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당신은 나의 눈

-전태규-내가 잘 알고 있는어느 노부부께선30년을 일요일마다산행을 가신다.“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의말씀처럼“인생은 산행이요, 산행은 곧 인생이로다.”의말씀을후손에게남기시기 위함일세.●감상요즘 산을 찾는 사람들이 굉장히 늘고 있다. 전태규시인의

-이상희-원효는 일생 사랑에 빠지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강원도 깊은 숲신라 때도 넘어 그그전부터 달리고 있는 물가에서책 읽던 눈을 드는데맞은편 숲에서조로로록쏟아지던 비오리 넷물위로 지나간다갸웃갸웃갸웃갸웃● 감 상정 수 일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이사/시

류태환못 말려인연 같은고향에 와서 사는젖어도 좋아서 맞는산사(山史)의 이력(履歷)이여따르려 내달아 스나더더 희게 차리니세상사까마득하게아주 등지란다.꽃샘 따위 서툰 짓은끝내 삼가라며넉넉한 시절(時節)을 친다.서슴서슴 오나니.넝쿨은 누워 있이나무는 벗은

원수연그를 처음 만날 때들었다.분명 어떤 육성을말소린 작지만아주 밝은 언어를밤에는별들로 담긴잔잔한 호수를그를 막상 만나 보니더 없이 순박했다.말 없는 우애 위에오직 순수한 영혼본성은촌스러웠지수줍음을 잃지 않고짖궂게 말을 걸면대답은 그저 앵앵그 소린잘

정증수일곱 봉 붓끝 모아푸른 하늘 화선지로굽어보는 맑은 물연지(硯池)로 둘러놓고뜻 푸른 유생들 모여청운도(靑雲圖)를 그리던 곳.역사의 서원 철폐지켜보던 노거수(老巨樹)야뉘 세(勢)가 자리 헐고뉘 뼈다귀 묻었더냐휘명(諱名)의지탄은 싫어빈돌 안고 누었구나

박용래첩첩 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앞진 사잇길,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 다리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갱(坑)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지, 콩깍지처럼 후미진 외

김현승가을에는기도하게 하소서.낙엽들이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오직 한 사람을 위하여 이 비옥한시간을 가꾸게 하소서.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나의 영혼,굽이치는 바다와백합의 골짜기를 지나마른 나뭇가

김소월흰 눈은 한 잎또 한 잎영(嶺) 기슭을 덮을 때짚신에 감발하고 길짐 메고우뚝 일어서면서 돌아서도다시금 또 보이는다시금 또 보이는● 감 상김 성 수(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장)시의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한가지는 생각하는 시요 또 다른 하나

허영자1“그립다”. 속삭이니먼뎃산 다가서고예사랑 아픈 상처도눈물없고 원망없네.이순(耳順)의 나이가 되니이런 마술이 가능한지고.2이순(耳順)의 나날은맑고도 푸릅니다.천둥 울고 번개 치던하늘은 잠잠해져법열의 연꽃 한송이향기로이 벙급니다.● 감 상김 성 수

황금찬마을의 호수는시간 저편에서부터 있었다고~이 호수의 물이 맑으면마을이 행복해지고호수가 오염되면마을에 불행이 온다고 한다.이 호수에서 해가 솟고무지개가 뜨며별이 빛나도록손을 씻듯이마을 사람들은마음을 가꾼다.언제부턴가 물도 잠든 밤이면요수(하반신은 동

김솔아치악산 햇자락엔시월이 요란하고결연된 한 마음은문향(文鄕)에 나부낀다.깊은 봉우리에 색동이 깔려 내리면벼랑 아래 푸른 강물오묘함을 비치며 자연을 말하고 있다.음양이 그어낸 붓자국이라고생명의 소리는 까치집에 떠 있고천연의 실화 품에 안긴 나는꽃내 흙

이덕원옥수수 먹걸리 잔 가득일렁이는 비로봉 자락한모금씩 목젖을 흐를 때마다억겹을 두고도 더 내린물소리 정말 처량하더라.솔향 강하게 찍혀 나는소쩍새 또는짐승소리 너무 서럽더라.별은 고요를 불러 앞세우고 초승달로 살며시 내리는 어둠은술잔 가득 어리는 물안

유준호어느 먼하늘가의 떨기 떨기 멈춘 아픔저 만치 쏟아 놓은해와 달의 몸엣 것.누구냐어린 살점을낭자히 깨문 이는돌 틈에서 이루어진비밀의 속삭임정적의 잔 안에엉겨 고인 핏방울서러운 아름다움으로저 토록 넘칠 줄이야● 감상김 성 수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장

이성선더러운 내 발을 당신은꽃잎 받듯 받습니다.나는 당신에게흙자국을 남기지만당신 가슴에는 꽃이 피어납니다.나는 당신을 눈물과 번뇌로 지나가고당신은 나를 사랑으로 건넙니다.당신을 만나 후 나는 어려지는데나를 만난 당신은 자꾸 늙어 갑니다● 감 상우리들에

成昊 曺明福한 소망 사려 담은 구원(久遠)의 숨결마다순백(純白)의 가슴 자락타는 불길 사뤄 먹고오히려하얗게 부신 살눈꽃(雪花) 되어 시린 것.학으로 날아 오른슬기 찬 그 혼백 위로신화(神話)처럼 일렁여 온해와 달을 품은 서기(瑞氣)선연히빈 가슴 채우고

이시환잔잔하다. 아주 고요하다.그래, 그 속을 알 수가 없다.얼마나 깊은지, 표정을 짖지 않아그 속을 가늠할 수 없다.돌멩이 하나 던져도 풍덩, 하고 가라앉으면 그뿐.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그저 잔잔할 뿐이다. 그저 덤덤할 뿐이

이우종한 십년 살다 보면가난도 길이 들어열두나 다랭이가줄이 죽죽 금이 가도당신이 웃는 동안은청산(靑山)위에 달이 뜬다장마루 놀이 지면돌아올 낭군하고조금은 이즈러진윤이 나는 항아리에제삿날 울어도 좋을국화주(菊花酒)나 빚어야지아직은 두메산골덜 익은 가을인

이근구그리움 싣고 남실거리던고향 빨래터,큰 누님 방망이 소리에굴뚝새 포르르 날고,도랑 숲샛노란 물봉선누님같이 웃었지.버거운 삶의 굴레부토로 쌓이는 그리움.회한의 자투리와이제 화해하는데,불현듯몸살로 번지는첫사랑의 미소여!●감상김 성 수 (한국문인협회 원

배진혹행복은 누군가가 구워 낸도자기를 보는 즐거움이 아니라더라.행복은이미 닦여진 절개지로 흐르는강물의 콧노래 같은 게 아니라더라.행복은언덕길 휠체어 밀어주고집에 와서숨겼던 숨 헐떡일 때먼 발치에서 보았다는누군지 모를 전화를 받을 때미안한 마음속에게면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