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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耳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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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자
1
“그립다”. 속삭이니
먼뎃산 다가서고
예사랑 아픈 상처도
눈물없고 원망없네.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니
이런 마술이 가능한지고.
2
이순(耳順)의 나날은
맑고도 푸릅니다.
천둥 울고 번개 치던
하늘은 잠잠해져
법열의 연꽃 한송이
향기로이 벙급니다.
● 감 상
김 성 수(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장)
원주예술제의 한 행사로 얼마 전에 허영자 시인을 초청하여 문학세미나를 개최한 일이 있는데 허시인은 모국어(母國語)의 사랑과 우리 옛 것의 아름다움에 대해 강조하면서 이순의 나이가 되면서부터 시조(時調)에 대해 관심과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위의 시조(時調)는 허 시인이 요즘 66편의 주옥같은 시조(時調)를 모아 <소멸의 기쁨>이라는 시조집을 냈는데 그 중에 실려 있는 작품이다.
공자님께서도 이순의 나이가 되면 세상사 모두를 합리적이고 아름다움으로 받아드리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지천명(知天命)의 언덕에 올라 이순(耳順)의 고운 눈빛으로 인생을 관조(觀照)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천둥 울고 번개치던 하늘이 잠잠해지고 법열의 꽃 한송이를 피울 수 있다면 더 무엇을 바라랴.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다. 또 물은 흘러가면서 자정작용을 통하여 깨끗해 진다고 한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헛된 욕심을 버리고 스스로를 양심의 거울에 비추어보면서 조용히 인생을 관조할 때 바로 거기에 시가 있고 법열이 있는 것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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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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