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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는 함박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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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27일 (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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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환
못 말려
인연 같은
고향에 와서 사는
젖어도 좋아서 맞는
산사(山史)의 이력(履歷)이여
따르려 내달아 스나
더더 희게 차리니
세상사
까마득하게
아주 등지란다.
꽃샘 따위 서툰 짓은
끝내 삼가라며
넉넉한 시절(時節)을 친다.
서슴서슴 오나니.
넝쿨은
누워 있이
나무는 벗은 채다.
한 해내 흙 같은 일
한 때쯤은 손 노라며
환상의 몸을 흔든다.
웃음웃음 오나니
얼마를
더불어 온
순백(純白)의 지천이기
하늘 땅 천연스레
아슬아슬 살을 대나
연분을 설레다 말고
지레 서로 떠나니.
●감상
김 성 수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장)
부론면 정산리 류태환 시인의 정원에 있는 시비(詩碑)에 기록된 시를 소개해 본다. 류태환 시인은 고향을 떠나 약 40여년간 서울에서 교직에 종사하다가 고향 정산리에 오셔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있는 원로 시인이시다. 지난 오월 스승의날을 기하여 40년 전의 제자(서울 여상과 덕수상고) 20여명이 모금하여 시비를 건립했는데 그 시비제막식에 참가하였다가 나는 참으로 큰 감명을 받았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참다운 스승이 받는 댓가는 이렇게 값진 것이었다. 고향에 돌아와 맞는 함박눈은 아름다운 순명으로 여생을 맞이한 시인의 가슴에 환희로 쌓이는 훈장같은 것이 아닌가. 이제 겨울이 다시 왔으니 못말리는 인연처럼 눈은 또 그리움으로 쌓일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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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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