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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처일기(山妻日記)
2004년 09월 06일 (월) .
이우종

한 십년 살다 보면
가난도 길이 들어
열두나 다랭이가
줄이 죽죽 금이 가도
당신이 웃는 동안은
청산(靑山)위에 달이 뜬다

장마루 놀이 지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즈러진
윤이 나는 항아리에
제삿날 울어도 좋을
국화주(菊花酒)나 빚어야지

아직은 두메산골
덜 익은 가을인데
사랑이 응어리로
터져오는 밤이 되면
보리를 쌀이라 해도
묻지 않는 양이어라

●감상
김 성 수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장)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정신적인 풍요, 가난과 눈물까지도 사랑하면서 도타운 정을 화톳불 같이 피우며 사는 어느 부부의 이야기를 정감 있게 나타낸 글이다. 생활이 아무리 고되더라도 당신이 웃는 동안은 청산 위에 달이 뜨는 그러한 삶, 보리를 쌀이라 해도 그러려니 하면서 믿어주는 부부의 신뢰, 얼마나 아름다운 글인가. 우리들도 한번쯤 그런 마음으로 살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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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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