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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술환영
 작성자 : 산골어부  2014-12-05 05:16:30   조회: 1702   
낮술환영...

엊그제 TV뉴스에서 아나운서가 교통사고 소식을 전하는 중에 뒤에 배경으로 나오는 현장모습에서 저 멀리에 있는 상점 간판이 잠깐 스쳐지나 가는데 ‘낮술환영’이라고 되어있네요. 허허. ‘낮술환영’이라... 너무 잠깐 스쳐지나갔기에 그곳이 뭐하는 곳인지는 잘 파악하지 못하였는데 큰 도로변 상가들 사이에 있는 것으로 보아 무슨 상점 간판이 아니면 주점 간판인 것 같습니다만... 아무래도 주점 간판이 맞겠지 하는 생각입니다.

‘낮술’이란 ‘낮에 마시는 술’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밤에 마시는 술은 ‘밤술’이라고 하여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밤술’이라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러한 단어의 생성과 그 제한적 사용 모양 등을 놓고 볼 때 ‘술’에 대한 사람들의 보편인식은 ‘저녁이나 밤’에 마시는 것이고 한 참 일을 하여야 할 시간인 ‘낮’에 술을 마신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는 잘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농촌에서 모내기철이나 추수 때에는 한 낮에도 일하는 사이사이에 농주를 마시거나 하기는 합니다만, 경우가 다르기에 누구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요.

“아니, 이 놈이 어디 대낮에 술을 처먹고 와서 행패야 행패가...”

벌써 반세기전... 시대적 사회적 어려움이 중첩되었던 때라서 일까요... 저 어렸을 적에 어른들의 고함소리로 골목 안에서나 하굣길 도로변에서도 가끔씩은 들었던 말인데, 이 후에 우리나라 문학사를 빛낸 장 단편의 소설 작품들 같은 데서도 비슷한 형태로 ‘낮술’ 성토가 자주 등장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정서 속에 ‘대낮’에 입에서 술 냄새를 풍기는 것은 예가 없고 천박한 것이었습니다. 대낮에 술을 마시고 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것이 비록 어른이라 할지라도 좋지 않은 일이고, 젊은이가 그렇다면 ‘버릇없는 일’이며, 여자가 그랬다면 “말세가 되니 별 꼴을 다 보네” 하고 쯧! 혀를 차며 외면해 버리는 일이었습니다.

낮에 술을 마시건 밤에 술을 마시건 그것은 마시는 이의 자유이고 사정이겠습니다만, 그렇듯 ‘낮술’이라는 단어를 보거나 들으면서- 더군다나 이어지는 ‘환영’이라는 단어와의 조합으로 된 모양을 보면서는 어쩐지 아닌 것 같은 마음이 되는 것은 비단 저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술’로 인한 폐해가 날마다 더욱 더 크게 대두되고 있는 때의 사회 모양을 우리는 ‘우리의 현재’로 바라보고 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음주운전’이 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다 며칠 전에는 술을 마시고 어린아이의 상처를 봉합수술한 의사를 빗대어 만들어진 신조어 ‘음주수술’이라는 말도 생긴 작금입니다.

60평생을 살아오면서 “아무개는 술을 좋아해서 큰일이다.”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아무개는 술을 못 먹어서 큰일이다.”라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목사인 저도 청년시절에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셔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대낮에 술집에 앉아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렇듯 한 잔이라도 술을 마셔본지가 40년 정도 되었습니다만, 지금도 술이라는 것이 꼭 나쁜 것 악한 것이기 때문에 마시면 절대로 안 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비단 술 뿐만이 아니라 무엇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먹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좋고 유익한 것도 되고 또 나쁘고 악한 결과에 이르게도 하지요. 즉, 우리가 늘 먹는 ‘밥’도, 또 ‘인삼녹용’ 같은 보약도 그것을 어떻게, 어느 때에, 얼마만큼을 먹느냐에 따라서 탈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원기를 얻거나 병이 치료되기도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누군가가 “술은 술-술-들어가서 술이다”라고 하였다는데, 다른 음료나 음식과는 달리 술이라고 하는 것은 뱃속으로 들어 갈수록 점점 더 ‘취하게 하는 힘’이 있기에 그 마시는 사람으로 하여금 깜빡 정신줄을 놓게 만들 수 있고 바로 그것이 ‘술이 주는 폐해’가 되어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가정에서 큰 소리가 나게 하고 그래서 이웃을 불편케 하며 또한 그러기에 자칫 예기치 않은 큰 사고나 또는 싸움으로 이어지게도 합니다.

‘낮술환영’이란 주점 간판은 낮에 술을 마시러오는 손님들을 환영한다는 주인의 내심을 반영한 것일까요? 혹은 변화하는 음주문화의 시대적 흐름의 모양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우리 술문화의 변화와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있었기에 지금은 “어딜 대낮에 술을 처먹고-”라는 고함소리는 거의 들려오지 않게 되어가는 것 같아서 참 다행입니다. “술은 마귀의 음료야 다 없애버려야 돼-”라는 분기 넘치는 말에 까지는 동의하지 않지만, 지금의 술자리문화는 좀 더 바뀌어야 할 모양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말에 ‘약주’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참 좋은 말입니다. 그 말을 들을 때면 하루 일을 마친 피곤한 가장이 가족들과 더불어 앉은 저녁상에서 소주이든 포도주이든 혹은 막걸리이든 아내가 따라주는 한 두잔의 약주(藥酒)로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버리면서 하하 웃는 모습들을 상상해보게 됩니다. 모두가 말하는 국가와 국민 생활의 선진화는 ‘얼마만큼 버느냐’ 하는 것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어떠한 모습’으로 사느냐 하는 것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래도 ‘낮술’은 그러한 모두의 바람과는 전혀 동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낮술환영’ 간판은 떨떠름합니다.

산골어부 김홍우 목사 2014-12-3

(혹시- 그 ‘낮술환영’ 간판이 주점 간판이 아니라... 슈퍼이름이나... 찻집, 또는 문구점 또는 가전 판매점, 책방, 미용실 같은 업소의 이름으로 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간판이었는데 제가 괜한 상상으로 이러쿵저러쿵 하는 모양이 된 것이라면, 그 주인 되신 분에게 정중히 사과를 드립니다.)
2014-12-05 05:16:30
121.xxx.xx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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