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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이 된 오리엔트 시계
 작성자 : 산골어부  2014-11-17 19:48:01   조회: 2592   
추억이 된 오리엔트 시계

우리나라 ‘국산시계’의 본격 개막은 아무래도 오리엔트 시계일 것입니다. ‘오리엔트’라는 말이 ‘해가 뜨는 곳’이라는 설명이고 보면, 그 전에 전무 하였던 우리나라 국산시계시장의 어두움 속에 찬란히 떠오른 오리엔트는 국산시계 본격 공급의 기수로서 역할에 걸 맞는 이름입니다. 1970년도 초반 무렵부터 우리나라 손목시계 시장은 ‘오리엔트와 시티즌’으로 양분되었습니다. 시티즌은 일본을 대표하는 시계생산업체로 이미 20세기 초엽부터 일본 시계시장을 석권하였던 대기업이었으며 그래서 신흥 국산시계 오리엔트 역시 시티즌으로부터 많은 기술을 전수 받았다고 알져졌기에 당시 “껍데기만 국산-”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기술이라는 것은 창조가 아니라 전수와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이 분명한 것이기에 그것이 ‘국산시계 오리엔트’의 흠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비싼 물건’ 손목시계의 대중화는 그렇게 시작 되었고 사람들 사이에 ‘오리엔트 손목시계’를 선물로 주고받는 풍속도가 생겼고 얼마 되지 않아 우리나라 사람들 거의 모두(!)가 오리엔트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가난한 집 중학생이었던 저도 어찌어찌 하나 얻어 차게 되었고 자랑스레 왼쪽손목에 힘을 주며 흔들고 다녔던- 지금도 미소를 짓게 되는 ‘소싯적 추억’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때 동대문 운동장을 중심하여 을지로 6가 계림극장에서 동대문 쪽으로 올라가면 청계천 길이 나오는 동대문 사거리, 거기에서 조금만 더 신설동 쪽으로 내려가면 도로변 건물들 뒤편에 위치한 청계극장이 있었고 그 근처에 잉꼬, 구관조, 앵무새 등을 파는 애완 조류들을 파는 가게 들이 여러 곳 있었습니다. 그 옆에 역시 금붕어, 비단잉어, 열대어 등을 커다란 어항 속에 넣어놓고 파는 가게들이 여러 곳 있었는데 그 사이사이에 크고 작은 ‘시계방’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칼라와 디자인의 오리엔트 손목시계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당시에 유행하였던 ‘방수시계’를 물이 가득한 어항 속에 붕어들과 함께 넣어서 뽀글-뽀글-물방울들이 올라오는 가운데서 그 ‘확실한 방수기능’을 입증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알록달록 컬러풀한 디자인의 시계들이 많았는데 제 시계는 푸른 색 바탕에 12시 표시에서 6시 표시까지 상아 빛 굵은 수직선이 그려져 있던 시계였습니다. 그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자꾸만 들여다보곤 했지요. 호-호- 입김을 불어놓고는 옷소매로 빡-빡- 소리 나게 닦아 가면서 말입니다. 허허. 우연히 오래 된 잡지 속에서 거의 같은 모델 시계 광고를 발견하고는 오랜 친구라도 만난 것처럼 반가운 마음이 들어서 이 글도 쓰게 된 것입니다. 추억이란 무엇인지...

1970년대 중반 즈음이 되어서는 붉은 색 자막 글씨로 시간을 알려주는 ‘전자시계’가 크게 유행을 하였습니다. 입대 영장을 받고 논산 훈련소 28연대를 거쳐 춘천 2군단 102통신대대로 전입을 가서 보니 중대장, 소대장, 내무반장 등이 모두가 다 번쩍이는 전자시계를 자랑스레 차고 있던 생각이 납니다. 전자시계- 참 신기하구나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부럽지는 않았고 그래서인지 제가 그것을 손목에 차 본적이 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때 저는- 전자시계는 지금 당장의 시간만을 보여주고 알려주기 때문에 바늘시계처럼 12시간의 폭 속에 내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다음 훈련시간이나 스케줄까지는 대충 어느 정도가 남았구나 하는 ‘마음의 가늠과 여유’를 갖게 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째깍-째깍- 바늘 시계만을 늘 선호하였습니다.

예쁜 색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할 때는 네모난 금장 ‘오리엔트 갤럭시’ 시계를 예물로 주고받았습니다. 한 10년 쯤 차다가 서랍 속에 넣어 두었는데 어쩌다 가끔씩 눈에 띄게 되면, 어찌 어찌 무더웠던 6월 달에 식을 올리게 되었던- 그래서 주례 목사님 앞에서 땀을 흘리면서 주례사가 빨리 끝나기만을 고대했던 생각이 납니다. 허허. 그리고 또 세월이 흘러 지금은 그때 내 곁에서 하얀 웨딩드레스를 곱게 입고 서있었던 아내의 나이가 되어 가는 두 딸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고- 재작년이던가... ‘아빠 생일 선물’이라고 딸내미들이 사준 예쁜 바늘시계를 차고 있습니다.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물건이고 사람들은 그것을 연신 들여다보며 분주히 오고 가는 삶들을 너나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거울 속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에 번번이 놀라기도 하고 쯧- 하는 마음으로 긴 한숨을 쉬어 보기도 하지요.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인지- 초침 분침 시침을 몽땅 잡아 놓는 것으로 세월도 이즈음에서 한 번 쯤은 멈추어주었으면 좋으련만...

째깍-째깍- 손목시계를 바라보고 있자니 반세기전 어릴 적 우리 집 안방 한 쪽 벽 정면에 큼직하게 걸려있던 나무 괘종시계가 생각납니다. 뚝-딱-뚝-딱- 소리도 용감하였던 시계가 멈추면 엄마는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뚜꺼을 열고 그 ‘시계부랄’ 밑에 놓아두었던, 큰 귀가 달린 열쇠 같은 모양의 ‘감개’를 꺼내서 끼리릭-끼리릭- 태엽을 감아주곤 하였습니다. 그러면 또 다시 뚝-딱-뚝-딱-- 그 시계에 맞추어서 허둥지둥 가방을 둘러메고 학교로 내달렸던- 그 50년 전 정겨웠던 아침의 장면 속으로 다시 한 번 가 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쯧- 오리엔트 시계로 돌아 본 어릴 적 소회였습니다.

산골어부 2014-11-17
2014-11-17 19: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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