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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 이칠봉(84) 옹, 70년간 이발관 운영한 장인
13살때 기술 배워…중앙시장 2층 신원이발관 운영
2015년 05월 11일 (월)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이칠봉(84) 옹에게 가장 잘어울리는 단어는 '장인'이다. 1930년 대구에서 태어나 13살 때 이발 기술을 배워 지금까지 이발사로 일하고 있다. 70여년의 세월을 이발에 매달렸고 지금도 중앙시장 2층에서 신원이발관을 운영하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젊었을 때는 그의 손이 하루라도 쉴 날이 없었다.

박정희 정권 때 당시 박경원 강원도지사와 전영춘 원주시장, 1군사령관과 예하부대 장성들이 머리를 손질하러 그에게 왔고, 유명 정치인이 그의 가게에서 머리를 다듬고 난 뒤에는 당시 국회의원의 1/3이 그에게 머리를 맡겼다고 한다.

지금은 어딜 가나 미용실이 있고 중앙시장이 공동화되면서 손님이 줄었지만 당시 원주 유지들 중에는 그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이 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통금이 있었는데 일이 늦게 끝나 통금에 걸렸지만 경찰관들이 서장하고 잘 아는 사이라고 봐 준 적도 있다"며 "당시 내 이발관은 원주를 대표하는 이발소였다"고 말했다.

그가 이발 기술을 접하게 된 건 가난 때문이었다. 일제강점기,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아야 했던 시절엔 배를 채우기 위해 남의 일을 해주던 시대였다. 이 옹도 고향인 대구의 한 이발소에 들어가 청소부터 머리감겨주기 등 첫 단계부터 차근차근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설움도 많이 받고 고생도 많이 해 소위 눈물 젖은 빵으로 청춘의 페이지들을 채워나갔다.

그러다 6·25전쟁으로 원주로 오게 됐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 원주에 정착했다. 당시 정착한 평원동 집에 지금까지 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장사를 하려면 밑천이 있어야 했지만 그에게는 이발 기술이 있으니 쉽게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옹은 "중간에 다른 직업을 알아볼까 생각했는데 이용 기술에 미련이 남았고 또 지금 생각하면 직업을 바꾸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인 것 같다"며 "내 나이가 85세인데 지금까지 즐겁게 일하면서 노후를 즐기니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있겠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관에서 이발요금을 정했기 때문에 그리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고 한다.

중앙시장이 원주를 대표하는 곳으로 떠오르자 이 옹의 이발소도 주요 고객들을 맞게 됐다. 하지만 높은 사람이나 일반 서민들이나 그에게는 똑같은 손님이었다. 이 옹은 "몇몇 사람들이 1군사령관이나 보안대장 같은 높은 사람들 머리를 깎으면 떨리지 않느냐고 물어봤다"며 "직업이 아니라 손님에게 집중하고 머리 깎는 것에 신경써 그럴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옹은 아직까지도 모든 사람에게는 그 자신만의 특색이 있고, 이발사는 그 특색을 가장 잘 맞춰주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이발 기술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는 "컴퓨터나 자동차는 설계 같은 것이 힘들어도 나중에는 공장에서 한 번에 찍어낼 수 있지만 사람은 모두 두상이 다르고 그에 어울리도록 머리도 다듬어야 해 이발이 가장 어려운 기술"이라며 "사람의 가장 중요한 인상은 얼굴에 있고 그 얼굴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주는 것이 이발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고령이지만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더 신명나게 살 수 있는 것이라며 이발소는 직장이 아니라 내 놀이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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