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정면 보통리 이모 씨는 발파공사로 서까래가 뒤틀렸다고 주장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추진 중인 철도건설 노반신설공사와 관련해 소초면 장양리(본보 3월 16일자 8면 보도) 외에도 지정면과 흥업면 주민들도 공사에 따른 물질적·정신적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지정면 보통리에 황토주택을 신축한 이모 씨는 철도 노반신설공사로 지붕 서까래가 뒤틀리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겨울 집과 100미터도 안되는 지점에서 터널개통 공사가 있었고 발파 작업으로 인해 지붕 축이 뒤틀리거나 벽에 금이 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

이 씨는 "서까래가 뒤틀릴 정도로 강한 충격이 있었다"며 "금이 가거나 흙벽이 집안 곳곳에 떨어지는 것은 예삿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붕을 원상복귀 시키려면 지붕을 다 뜯어내고 기둥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수 백만원 이상의 보수비용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 씨는 공사현장에 찾아가거나 전화로 수 차례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100만원으로 합의를 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해당구간 담당자는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민원인을 직접 만나 관련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2013년 가을 흥업면으로 이사온 김모 씨도 원주~제천 철도건설 발파공사로 스트레스가 누적됐다. "이제 갓 백일된 아이가 깊이 잠들지 못한다"는 김 씨는 "국토교통부, 철도시설공단 등에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결과 현장업체가 아침과 저녁 발파 때 김 씨 집 앞에서 진동 수치를 조사했다. 측정 결과 3회에 걸쳐 기준치인 0.2카인(Kine, 진동 여파가 미치는 초당 거리 단위)을 초과했다. 김 씨는 "공단 측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소음과 진동이 줄었다면 민원을 제기하는 일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 담당자는 법적기준치 이내로 작업했다고 반박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건물에 대한 법적 진동기준은 0.3카인"이라며 "0.2카인은 현장관리기준으로, 3회 초과한 부분은 법적 기준치 이내였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기준치 내의 진동과 소음 때문에 고가의 무진동 발파를 시행하기에는 무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