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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정비사업 방식 재검토해야
2015년 03월 23일 (월)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간판은 도시의 문화수준을 나타낸다. 도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문화로 인식되기 때문에 전국 지자체들은 간판정비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원주시를 비롯한 대다수 지자체는 간판 교체비용의 90%를 지원하며, 간판을 정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원주시도 지난 2007년 소초면 학곡리를 시작으로 태장2동 1군사령부∼태장교 구간, 중앙로 문화의거리에서 간판정비사업을 했다. 그러나 사업을 시행한 구간 모두 실패작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구룡사 아랫마을인 소초면 학곡리는 3억원이 투입돼 크기와 모양, 색깔이 제각각이던 간판을 같은 크기와 같은 모양, 같은 색깔로 통일시켰다. 하지만 1년만에 통일성이 무너졌다. 일부 업소들이 간판을 새로 부착했기 때문이다.

똑같은 모양의 간판들 사이에서 새로 제작한 간판이 이색적으로 보이자 간판을 바꿔다는 업소가 늘며, 이제는 일부 업소만 원주시에서 지원한 간판을 달고 있다. 1군사령부에서 태장교까지 600m 구간을 대상으로 진행한 태장2동 간판정비사업에는 3억3천만원이 투입됐다.

간판정비사업에 앞서 원주시는 육교를 철거했으며, 경관디자인 거리조성사업으로 도로·인도를 정비하고, 전선 지중화도 추진했다.

이로인해 간판정비사업은 아름다운 거리 조성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작 간판이 정비된 후 평가는 좋지않았다. 대부분 건물이 낡은 상황에서 간판만 교체하다보니 기대했던 도시미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중앙로 문화의거리 간판정비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문화의거리 1∼3단계 구간을 순차적으로 진행했으며, 전체 10억원 가량 투입됐다. 그런데 원주시에서 1단계 구간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정비한 간판 77개 중 46개는 다른 간판으로 교체돼 있었다.

업소 10곳 중 6곳이 지원받은 간판을 떼고 새 간판을 부착한 셈이다. 이로인해 원주시가 헛돈을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조금을 지원받아 설치한 간판은 일정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업주들은 임의대로 간판을 바꿀 수 있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원주시는 문화의거리 4단계 구간인 성지병원 인근의 간판정비사업을 종전 방식대로 추진하고 있다. 1억3천만원을 들여 4단계 구간 52개 업소의 간판 67개를 교체할 계획인데, 종전 방식대로 진행할 경우 예산낭비 지적이 초래될 수 있다.

원주시는 문화의거리를 시범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간판 규격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간판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규제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전방위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불법 간판을 축출해야 한다.

또한 보조금이 지원된 간판은 일정기간 유지하도록 강제화 해야만 간판정비사업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주들도 간판이 광고만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하는 공공재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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