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가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일자리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체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하지만 구인업체와 구직자 간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도 심각한 상황이다.

강원도가 지난달 발표한 '2012년 시·군별 지역내총생산(GRDP)' 자료에 의하면 원주시 GRDP는 해마다 꾸준히 상승했다. 2008년 5조4천637억원에서 2012년 6조940억원으로 경제 규모가 5년 만에 6천300억원 가량 증가했는데 통계작성 상 원주 GRDP가 6조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기업체 수나 종사자 수도 증가했는데 기업체 수는 2008년 2만2천694개에서 2012년 2만5천67개로 2천373개 증가했고, 종사자 수는 9만7천219명에서 10만8천776명으로 1만1천557명 늘었다. 원주 지역경제가 양적인 면에서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체의 체감 일자리 사정은 여전히 불황상태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시·군별 주요고용지표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원주 실업률은 3.4%로 도내 최고를 기록했고, 전국 평균인 2.7%보다도 0.7%p 높았다.

2013년 상반기 2.7%, 하반기 2.8%, 지난해 상반기 3.2%를 기록해 고용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원주고용센터 정호군 팀장은 "실업률에 비해 고용률은 상승하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단순노동직이나 열악한 일자리가 많아 지역 일자리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로 기업체 구인 숫자가 줄었고 경력자나 전문직을 선호하다 보니 실업률이 높다"며 "특히 지역 청년층 일자리는 대부분 열악해 입사해도 이직하는 경우가 많고 구하기도 어려워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업체들은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원주로 이전한 A사는 수백명 규모의 신규 채용공고를 냈으나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젊은 신규인력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구인 기준을 완화했고, 이를 본 타 업체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임금 등 여건이 좋은 A사로 이직하면서 문막공단과 우산공단에는 빈자리가 속출했다.

지금도 지역 생산현장에서는 신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곳이 많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기업지원팀 김태훈 차장은 "최근 반계산업단지가 지원우대지역으로 지정돼 기업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유치 후 인력조달 등의 사후지원은 어려울 때가 많다"며 "기업들이 아무리 땅값이 싸도 일할 사람이 없다면 원주 이전을 다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GRDP: 지역별 생산액, 물가 등 기초통계를 바탕으로 일정 기간 해당지역의 총생산액을 말한다. 한 해 동안 전체 경제주체들이 벌어들인 생산액의 총합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