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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갑 동아서관 대표, 재산 사회환원
장학회 설립 등 서점 운영 48년 동안 꾸준히 후원 활동
2015년 03월 02일 (월)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
   

원주시민이라면 대부분 이 서점에서의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도서를 사러 간 기억, 약속 시간이 남아 베스트셀러를 훑어보며 시간을 때운 기억, 열광하는 연예인의 소식이 실린 잡지를 골라 부록까지 받아 나오며 신이 났던 추억까지. 50여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킨 동아서관(대표: 김제갑)은 원주를 대표하는 서점이었고 '동네서점'처럼 친근감 있는 장소다.

지난달 26일 동아서점에 들어서면서 과거 건물의 1층 자리에서 시작해 3층까지 서점을 확장했던 때가 문뜩 떠올랐다. 모든 것이 크고 화려해 지는 요즘인데 동아서점은 3층은 고사하고 1층마저 유행하는 가게들에 자리를 내어주고 지하 1층 아담한 공간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다.

1994년 6천여개에 달했던 서점은 이제 1천여개밖에 남지 않았다고한다. 20여년 사이 60%가 감소한 것인데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도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동아서관이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김제갑(74) 대표는 지난 48년간 매일같이 서점을 지켰을 만큼 서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김 대표는 "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라는 점에서 서점이 사라지는 세태가 안타깝다"며 "많은 사람들이 탄식하고 때로는 외국에 나가 살다 들어온 사람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규모가 작아지고 예전만큼 북적대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가 서점을 운영한 48년 동안 꾸준히 해온 일이 하나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돈이 없어 공부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것이다.

영주가 고향인 그는 성인이 되어 육촌형의 도움으로 서울 낙원동에서 처음 서점 일을 시작했고, 그 후 원주에 내려와 동아서점을 차렸다. 문을 연 해부터 부인 정옥자(71) 씨와 함께 원주지역 고아원 아이들을 후원했다. 의류와 참고서를 지원했으며, 바다나 서울 구경을 할 수 있는 경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30여년 전에는 2년 동안 지역 내 어려운 가정을 추천받아 매월 쌀 5가마니(80㎏)를 전달했다. 당시에도 쌀 5가마니를 매월 후원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계속하던 그는 지난 1994년 장학사업을 하기로 했다. 일시적인 후원보다는 돈이 없어서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17년간 200여명의 고등학생에게 수업료 전액을 지급했고, 지난 2012년 부터는 매년 30여명에게 1천600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후손들이 장학회 사업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난 2001년 재단법인 동아서관 장학회를 설립했으며,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 감사의 뜻으로 원주고교로부터 명예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또한 20여년 전 시가 2억5천여만원 짜리 신림면 백운산 수양관 부지 5만3천여㎡를 기부했고, 필리핀 선교로 교회설립기금 3천만원을 쾌척하는 등 많은 재산을 환원했다. 한 때는 제일신협 이사장을 맡아 9년간 무급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회에 힘들게 벌어온 돈을 내놓는 봉사를 쉬지 않았지만 사실 김 대표는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있다. 김 대표는 "옛날 누군가 나에게 '10원짜리 하나를 아끼지 않는 사람치고 성공한 사람 못봤다'는 얘길 했었다"며 "그래도 나보다는 집사람이 씀씀이가 낫고 대범하며 자식들에게는 남에게 인색하지 말라고 가르쳤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봉사를 해오면서 다른 뜻을 갖거나 드러내려고 했던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자식들과 후손들이 배워갔으면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봉사는 돈이 있든 없든 해야 하는 것이고 죽을 때 까지 봉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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