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하루에 한 번꼴로 성폭력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소장: 안경옥)가 지난 수년간의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연간 성폭력 피해자 상담건수는 300~400건에 달했다.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성폭력 범죄와 관련된 피해자, 가해자 상담활동 및 예방교육 횟수는 1천605건이나 됐다. 이 가운데 성폭력 가해자 교육은 1천38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아동·청소년이나 가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례가 잇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전체 사례 가운데 약 20%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친족 성폭력 사례도 10%를 차지하는 등 극악무도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에 속한 이들을 노린 범죄는 문제가 심각하다. 강간이나 성추행이 장기간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주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일부 피해자들은 성적 수치심에 몸서리를 치면서도 가해자로부터 외압과 협박을 당하거나 간혹 주변인과 가족 등이 은폐해 버리는 등 어린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큰아버지가 수년간 조카딸을 강간한 사례가 접수됐다. 이 인면수심의 큰아버지는 조카딸이 초경을 시작한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상습적으로 강간했다.

더욱이 말도 안 되는 것은 부모의 태도. 자신의 형제가 딸을 강간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딸을 비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혀온 것. 그러나 원주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가 이 문제에 나서서 큰아버지는 처벌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가해자인 큰아버지에게 징역 8년형을 구형했다.

더불어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보호가 절실하다. 지난 2013년 발생한 지적장애인 강간 사건은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타 지역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인터넷 채팅으로 지적장애를 가진 10대 여성 청소년을 현혹해 수차례 강간한 사건이다.

이 20대 남성은 상대방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임을 노리고선 원주를 찾아 세 차례 강간했고 알몸영상까지 찍었다. 지난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재판부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가해자는 항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심에서 가해자의 죄질이 나쁘다며 항소를 기각, 현재 3심까지 넘어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안경옥 원주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장은 "연약한 아동·청소년은 물론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장애인을 노린 성범죄가 줄지 않고 있다"며 "악독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며, 더욱 단단한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 이들이 건강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따뜻하게 감싸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정폭력 상담사례도 빈번하다. 연간 가정폭력 피해자 상담은 400~500건 수준이다. 지난해 가정폭력 행위자 교육 대상자는 202명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