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는 남성중심 사회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특히 리 단위, 동 단위 마을의 대표들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점차적으로 여성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여성 리더들이 마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과 마을을 대표하는 이·통장부터 주요 단체장에 이르기까지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남성과 여성 리더가 지역 단위로 나누어진 새마을회,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등을 비롯해 여성들로만 구성된 여성단체협의회, 여성기업인연합회, 여성민우회 등을 제외하고도 상당수의 여성 리더가 분포돼 있다.

무엇보다 여성 이·통장들이 눈길을 끈다. 현재 원주의 25개 읍면동에는 모두 553명(공석 5명 제외)의 이·통장이 있다. 이중 여성은 234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의 능력과 사회적 지위를 인정한다는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여성 이·통장 중에는 통장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이·통장 234명 가운데 여성 통장은 211명이다. 게다가 동지역 통장은 여성이 남성(193)보다 많다. 태장2동은 전체 31명 중 21명이 여성이며, 단구동은 33명(전체 57명)이나 된다.

읍·면 여성 이장은 23명으로 남성 이장 156명과 큰 차이를 보이지만 전통적으로 농촌이 도시보다 남성 선호사상이 높고 대부분의 마을리더가 남성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더욱이 농촌에는 부녀회가 따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에 이장은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읍·면지역 중 여성 이장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판부면으로 14명 중 4명이 여성이며, 흥업면 4명(전체 17명), 소초면 5명(전체 29명)이다.

읍면동별 이·통장협의장 중 여성은 3명이다. 20년간 통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영복 우산동 통장협의회장(현 원주시 이·통장연합회 부회장)을 비롯해 성수남 명륜2동 통장협의회장, 이희우 태장1동 통장협의회장이 주인공이다.

공영복 우산동 통장협의회장은 "과거에는 여성들이 설자리가 적었으나 이제는 마을에서 선도적인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이 부쩍 늘었다"며 "마을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여성 리더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통장 이외에도 지역 내에서 광역적 차원의 여성 리더들이 활약하고 있다. 바로 김명신 원주시자율방범연합대장과 원주 최초 여성 주민자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경숙 개운동 주민자치위원장이다.

김명신 연합대장은 전국 최초의 여성 자율방범연합대장으로 취임했고, 박경숙 위원장은 원주지역 18개 주민자치위원회 중 유일한 여성 위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