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원생 상담 결과 심각"
"우울감 호소…소변 실수"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은 S어린이집이 사건이 지난 17일 검찰로 송치된 가운데 피해아동들의 진단 및 소견 결과에 부모들은 또 한 번 가슴 아파해야 했다.

S어린이집 보육교사 A(41, 여) 씨는 지난달 15일 어린이집에서 열린 생일파티에서 허락 없이 친구에게 떡을 줬다는 이유로 아동 두 명의 머리를 때려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조사과정에서 유사한 형태로 얼굴, 머리 등을 때렸다는 진술이 나왔으며, 지난달 24일에는 피해아동 부모에게 협박 문자를 보내 논란이 됐다.(본보 2월 2일자 8면 보도)

원주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 관계자는 "피해아동 부모의 진술 내용과 원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학대 전문 상담인력과 함께 진행한 피해아동 진술을 토대로 가해자 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결과 가해자인 보육교사가 혐의를 일부 시인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역시 관리 및 책임에 대한 부주의가 인정돼 같은 내용으로 송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 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피해아동들은 원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 및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감은 예상보다 심각했으며, 부모들은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A(4) 군의 정신과 진단서 내용에 따르면 "면담 내내 일관되게 턱과 안면부를 맞았다고 얘기했다"며 "교사를 언급하면 환모가 옆에 있음에도 분주하게 주변을 살피고 진술을 꺼려하고 귓속말로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변을 잘 가리던 아동이 사건 이후 소변실수를 반복,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등 행동 변화를 고려할 때 어린이집에서의 학대에 따른 급성 스트레스 반응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B(4) 양의 상담 결과 보고서 역시 비슷한 내용이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어수선하고 공격적인 내용을 담은 그림을 그린 후 깨물었다, 아파서 죽었다 등의 얘기를 반복적으로 했다"며 "소변 실수가 잦고 손톱을 무는 일이 잦아지는 등의 행동, 그림에서 우울감이 드러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치료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이 아닌 외부에서 겪은 스트레스로 인한 표현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다른 피해아동들에게도 상담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아동 부모 C 씨는 "상담과 치료를 진행할 수록 부모로서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며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위해서 아동학대가 이루어진 부분이 엄격하게 처벌되길 바라고 반성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