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드칩(왼쪽)과 RPF(오른쪽). 부산생활폐물 발전소를 찾은 시의원들이 오염물질 배출량에 대해 묻고 있다.

원주시의회가 부산과 전주의 열병합발전시설을 견학했다. 국내 대표 열병합발전소에서 유해성 등을 확인하고, 발전소 건립에 따른 갈등과 환경오염 해법을 모색하고자 했던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견학 성과는 당초 취지의 절반에 그쳤다. 발전소 당 평균 2시간 설명을 듣는 것으로 일정이 진행됐는데 짧은 시간에 발전소 체계나 특성, 원주시민들이 우려하는 문제에 대한 검증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또한 원주시의회가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전문가 집단이 아니어서 발전소 운영상의 문제점이나 주민피해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발전소 관계자와 질의응답을 통해 환경문제를 다루었지만 대부분 법정기준치를 지키고 있다는 내용만 확인하는 것으로 그쳤다.

이번 방문에 시민반대대책위 참가가 누락됐고, 전주시와 세종시 발전소 사례가 원주시와 비교가 힘든 점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하지만 발전소를 직접 견학하고 인근 주민과의 면담을 통해 앞으로 원주에서 건설될 열병합발전소가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운영상의 문제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었던 점은 성과로 남았다.

부산생활폐기물 연료화 및 발전소

부산시는 1970년대 중반까지 쓰레기를 땅속에 매립하는 단순매립 정책을 폈지만 매립장 용량 한계와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소각장을 건설했다. 3곳에서 하루 1천톤을 소각했는데 환경부가 쓰레기 자원화 정책을 펴면서 소각량을 줄이고 생활쓰레기 자원화 시설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2008년 정부로부터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에 부산생활폐기물 연료화 및 발전시설(이하 열병합발전소) 사업을 승인받아 6만6천653㎡ 부지에 2만3천932㎡ 규모로 열병합발전소가 건립됐다.

이 곳은 폐기물연료화시설, RDF저장소, 보일러시설, 증기터빈시설, 연소가스시설, 관리동 등 6개 시설로 구성돼 있다. 부산 16개 구·군에서 하루 900톤의 생활폐기물이 반입돼 500톤만이 연료화 되며 발전시설에서 사용되고 나머지는 협착물로 폐기된다.

RDF보일러는 오스트리아 안드리치사의 기술을 받아 설계됐고 900℃ 이상 고온에서 RDF를 소각하고 있다. 연소과정 후 발생되는 소각재와 비산재는 13㎏ 가량되며 중금속 물질이 함유될 수 있는 비산재 발생량은 전체 재 발생량의 1%에 해당된다고 했다.

이 재는 한 곳에 모아져 특수업체에 처리를 맡겨 폐기되고 있다. 열병합발전소 측은 "환경법에서는 5가지 배출 항목만 측정하도록 되어있지만 우리는 8가지 항목을 측정하고 있으며 이는 연돌 중간의 TMS(자동계측시스템) 설비에서 5분마다 측정해 30분 평균값을 환경부에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법적 기준치를 초과한 적은 없었고 결과 값은 발전소 정문 앞에 실시간으로 고시되고 있다고 했다. 보통 다이옥신은 850℃에서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열병합발전소는 연소시 900℃를 유지해 문제발생 소지를 줄였고, 주민들 우려를 고려해 연간 2~3차례씩 다이옥신 검출 검사를 별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발전소 운영 상 나타난 우려사항

부산 열병합발전소는 설계당시 열량 기준을 4천130㎉로 정했다. 하지만 발전소 운영을 해보니 RDF 연소로는 3천500여㎉ 밖에 열량이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부산 열병합발전소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폐목재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반입 폐목재 중에서는 페인트와 같은 합성물질이 묻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 이를 연료화 했을때 납이 검출된 사례가 있었고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열병합발전소 측은 "부산시 전역에서 목재가 들어오는데 성상을 일일이 다 확인하기 어렵고 확인한다 해도 처리할 능력이 없다"며 "900℃ 연소과정에서 다 분해돼 큰 문제는 없고 방지시설을 통해서 오염물질 배출이 다 걸러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병합발전소 설계 당시 정확한 열량을 계산했더라면 이 같은 문제는 도출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게다가 열병합발전소는 지난 1년 동안 6월, 8월, 10월, 12월에 소소한 문제와 설비 점검을 이유로 40일동안 가동을 멈춘바 있다. 원주시가 RDF보일러를 운영하면서 24시간 가동하지 않아 다이옥신이 배출됐던 사고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우려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열병합발전소 측은 가동중지나 재가동시에 충분한 열량을 확보하도록 경유를 투입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원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열병합발전소 시민반대대책위가 주장하는 중금속 측정 항목 수도 8개 항목에 불과했다.

시민반대대책위 측은 열병합발전소에서 16가지 금속물질을 측정해야 하지만 우리나라 법은 5가지만을 측정대상으로 정해 문제라고 밝혀왔다.

또한 금속물질이 토양에 축적되면 이것이 인체나 환경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대신 열병합발전소 측은 1년에 4차례씩 발전소 주변 대기질, 토양, 수질, 소음, 교통량 등을 검사하고 있으며 주민 건강검진도 실시하고 있지만 우려할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주민들 보상…직접 현금지급

열병합발전소 주변 생곡마을에는 주민 150여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발전소 외에도 가스처리시설, 하수슬러지건조시설, 음식물처리시설, 매립장, 매립가스 발전시설, 건축폐기물시설 등이 있어 주민들은 일찍이 생곡마을대책위원회를 통해 부산시로부터 인센티브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재활용폐기물사업장 운영권이다. 이 사업장은 연간 12~13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제하고 남는 순수익을 주민들에게 연1회 현금 지급하며, 이는 한 세대당 평균 1천만원 정도된다.

주민들은 또한 재활용폐기물사업장에서 근로를 하며 임금을 받고 있고 부산시에서 이주자촌을 건설해 주택도 제공받았다. 주민들은 매년 검강검진 검사도 받는데 이 비용은 부산시 몫이며 연 4차례씩 마을주변 대기질, 토양질, 수질 등의 환경오염조사를 통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고 있다.

이 밖에도 부산시는 열병합발전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생곡마을 주민외에도 2㎞ 이내 주민에게 행정지원을 통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시의원들 "전문단체, 철저한 검증 필요"

전주 바이오매스열병합발전소는 일일 500톤의 Bio-SRF(우드칩)를 사용하고 있어 원주기업도시와 원주화훼특화관광단지가 추진중인 열병합시설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시의원들은 전주 열병합발전시설 견학 후 간담회를 열어 견학 소감을 밝혔다. 김명숙 시의원은 "부산 열병합발전소는 지역주민들이 민원해결 방식에 적극적이어서 참고가 됐다"면서도 "부산에서는 열병합 발전시설에 필요한 연료 수급량 등이 사전조사를 통해 철저히 검증되지 않았는데 원주도 이러한 부분없이 진행되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한 "폐촉법(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가 폐촉법 지원대상 뿐만아니라 인근 지역주민 전체와 합의를 이끈점은 원주시가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호빈 시의원도 "RDF 자체수급 부족이나 성상확인 등은 원주시가 한국환경공단과 같은 전문단체와 더불어 철저히 관리감독 해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이은옥 시의원은 "모든 발전시설이 법정기준치를 준수하고 있는 상태이고 전문가가 동행하지 않는 견학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으며, 허진욱 시의원도 "차라리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함께 견학과정에 참여했으면 좋을 듯 했다"고 말했다.

이상현 시의장은 "시의원들의 의견을 정리해 조만간 시의회 차원의 열병합발전소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며 "반대대책위가 주장하는 시의회 3억원 출자반납에 대한 의견도 함께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