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설치된 소화전의 관창을 상습적으로 훔쳐 고물상에 팔아넘긴 절도범이 붙잡혔다.

A(40) 씨는 작년 12월 초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지역 내 아파트 5곳에서 소화전 소방호스 끝에 장착된 관창 230여개를 19회에 걸쳐 훔쳤다.

소방호스 관창은 물의 양과 세기를 조절하는 부속으로, 관창이 없을 경우 소화전은 제구실을 할 수 없다.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것이어서 이번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소방호스 관창은 크기는 작지만 동으로 만들어져 금전적 가치가 있다. 직경 40㎜ 기준 관창 노즐은 개당 1만5천~3만원대에 판매된다. 230개 정도면 재산피해액이 350만원 이상이다.

범행은 용의주도했다. A 씨는 공동주택에 설치된 소화전이 보통 개방되어 있고 관창이 쉽게 분리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파트 최고층에서부터 계단으로 걸어내려 오면서 각 층의 관창을 훔쳐 등산용 가방에 넣고 빠져나오는 수법을 사용, 즉시 고물상에 판매했다.

관창 절도 사건이 잇따르자 원주경찰서는 전담팀을 구성, 아파트 주변 CCTV를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그리고 현장 잠복수사를 펼치던 도중 범행을 마치고 나오는 A 씨를 붙잡았다. 또 A 씨로부터 관창을 사들인 고물상 업주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A 씨는 소화전 관리가 소홀한 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연초에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처럼 원주의 해당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면 무용지물이 된 소화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대형참사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