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은행 남원주지점이 건물 옆에 운영하고 있는 전용 주차장. 하지만 사용공간의 2/3는 시유지인 도로이다.

국내 굴지의 대형은행이 시유지인 도로를 고객들만 사용하는 전용주차장으로 운영해 비난을 받고 있다.

IBK기업은행 남원주지점(이하 기업은행)은 2012년 3월 단계동 e편한세상 앞에서 AK플라자 앞으로 점포를 이전했다. 5층 건물에 1층을 임대했는데 건물주와 계약당시 건물 뒤편 주차장 4면과 지하주차장 일부를 사용하는 조건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건물 뒤편 주차장이 주차장법이 정한 규격에 한참 모자라 고객들이 주차를 하게 되면 2/3정도는 시유지를 무단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외주차장과 같은 평행주차장은 너비 2미터 이상, 길이 6미터 이상 구획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의 주차장은 길이가 1.5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이 곳은 식당과 유흥업소가 밀집해 차량통행이 혼잡한 곳이어서 주차가 어려운 지역이다.

그런데 도로 일부를 자기 땅처럼 전용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보니 눈총을 받고 있다. 단계동 주민 A 씨는 " 이 곳에 주차하려고 하면 관리원이 고객전용이라며 주차하지 못하게 한다"며 "장사하는 사람들도 가게 앞 주차를 강제로 막지는 못하는데 관리원까지 두고 전용주차장처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법에 의하면 주차장 관리자는 선량한 관리의무를 해야 하고 이를 게을리 할 경우 자동차의 멸실 훼손 등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 있어서는 관리자가 주의를 기울여 차량을 관리한다 하더라도 차들이 이면도로에 나와 있기 때문에 사고를 당해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건물주 탓으로 책임을 돌렸다. 은행 관계자는 "건물주와 임차계약을 통해 주차장을 사용해 온 것"이라며 "건물주와 상의하겠지만 4면 주차대수만큼 건물 지하주차장을 더 사용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식하지만 대안은 없다는 것. 하지만 기업은행은 인근에 유료주차장을 마련해 놓았고 은행 이용빈도가 많은 손님이나 직원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고객들을 유료주차장으로 유도하는 것이 맞다고 주변 상인들은 전했다.

한편 원주시는 취재가 시작되자 건물주와 기업은행 측에 문제를 시정하도록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