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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고령 배우 함두영(62) 씨
불혹에 데뷔 20년간 20여편 출연…자랑스런 연극인상 수상
2015년 01월 26일 (월)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추억으로 간직된 지난날을 돌이켜 보아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일까? 황혼은 쓸쓸하고 외롭다고 한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라고 홀로 웅얼거리게 되는 아쉬움이야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법.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준비된 사람만이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어느새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은은한 빛을 발하는 흰머리가 하나 둘 늘어가는 나이지만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창조하고 있는 있는 이들은 분명히 있다. 지난해 환갑을 넘긴 함두영(62)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함 씨는 퇴근 후가 더 바쁘다. 곧 무대에 올릴 작품을 위해 극단 연습실을 찾거나 색소폰을 불거나 소나무의 기운을 그림에 담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화선지 앞에 앉기도 한다. 연극의 막이 오르기 전 기분좋은 긴장감은 물론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눈빛을 맞춰가며 아름다운 화음을 연출할 때의 희열, 홀로 그림을 그릴 때의 적막함을 모두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그다.

'팔방미인'이라 불리는 그의 직함은 강원도예비사회적기업 노인생협경비주식회사 사업부장이다. 그러나 극단 치악무대 대표 연극인이자, 원주아파쇼나타 윈드오케스트라 알토 색소폰 연주자이면서 부단장으로 이제는 문화예술인이라는 분류가 훨씬 익숙하다.

지난해 연말 '2014 대한민국 연극대상' 시상식에서 강원도 연극인들을 대표해 자랑스러운 연극인상을 수상한 그는 끝 모를 열정으로 연극 무대 위에서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연극인이라는 그의 '이중생활'의 시작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밝음신협 조합원을 위한 연극 '여우사냥'이란 작품에 문어발 회장 역으로 출연하며 연극무대에 데뷔했는데,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되던 해였다.

이후 극단 치악무대에 입단해 '마술가게' '땅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 '늙은 도둑 이야기' '결혼' '메밀꽃 필 무렵' 등 2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쌓았다. 남들은 현장에서 은퇴할 나이였지만 불혹의 늦깍이 배우와 그의 열정은 무대 위에서도 금새 빛이 났다.

데뷔 2년만에 '땅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로 강원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메밀꽃 필 무렵' '녹차정원'으로 역시 강원연극제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원주에서 활동하는 최고령 배우로 원주예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20여편의 작품 중 함 씨가 꼽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녹차정원이다. 장애인 아버지 역을 맡았는데, 그 작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심각한 사회문제이지만 누구도 쉽게 입 밖에 꺼낼 수 없는 이야기들이 연기하는 내내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는 설명이다. 이 작품은 이후 함 씨가 장애인 인권영화제에서 다시 한번 장애인 아버지 역을 열연하는 계기가 됐다.

직장인과 연극인, 윈드오케스트라 부단장 외에 취미로 즐기는 문인화와 서예, 국궁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만큼 바쁜 삶을 살고있는 그에게 가장 궁금한 점은 시간관리. 여가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다는 그는 "시간이 없어 못한다는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지 몇시간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무대에 설 수 있는 힘이 있을 때까지 영원한 연기자로 남고 싶은 것이 함 씨의 바람이다. "날 필요로 하는 무대가 있으면 언제나 달려가 열심히 무대에 설 것"이라는 그는 "성웅 이순신이나 도쿠가와 이에야스 같이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원주에서 활동하는 배우 중 최고령임에도 늘 연습시간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속입니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한 약속, 연습시간을 지키는 약속은 말 할 것도 없고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주겠다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해부터는 벽화그리기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유를 가지고 더 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며 말끝을 흐리는 그의 눈빛은 20대 청년처럼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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