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처우개선을 위해 올해부터 적용된 최저임금 100% 지급 시행으로 경비원들은 일자리를 뺏길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아파트마다 관리비 인상률을 낮추기 위해 경비원을 감축하거나 경비원 휴게시간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에는 199개 아파트에 모두 8만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세대수가 많은 몇몇 아파트는 경비원을 3분의 1 가량 해고했다.

단계동 벽산아파트는 경비원 10명 중 3명이 해고됐다. 입주민 김모 씨는 "관리비를 좀 올리더라도 경비원을 줄이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며 "안전문제가 우려되고, 집 사람도 열심히 일해 온 경비원들을 갑작스럽게 해고해 마음이 좋지 않다고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경비원을 감축하지 않은 아파트는 무급 휴게시간을 늘렸다. 사실상 휴게시간이라고 해도 초소를 비우거나 아파트를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명목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경비원 입장에서는 혜택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경비원들은 급여 인상은 차후 문제고 해고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자이기 때문이다.

봉산동 소재 아파트에 근무하는 A 씨는 함께 일하는 경비원 중 나이가 가장 많다. A 씨는 "야간 휴게시간이 연장됐고 실제 급여가 얼마나 오르는지 아직 모른다"며 "휴게시간이라고 해서 마음놓고 쉴 순 없지만 해고를 당하지 않은 것 만으로도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주민들 사이에서 일을 성실히 하지 않으면 인원을 감축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돌기 때문에 늘 마음이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다른 아파트에 근무하는 경비원 B 씨는 지난해 경비업체가 바뀌면서 경비 인원 3분의 2가량이 감축된 뒤 과도한 업무를 감당하고 있다. B 씨는 "무인경비시스템이 늘어났다고 해도 세대수가 워낙 많아 업무 부담이 크다"며 "그나마 남아서 일을 하고 있는 게 다행인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주민 이모 씨는 "경비원이 너무 많이 줄어 택배 등 생활에서 불편한 점이 많은데 그렇다고 관리비도 크게 줄어든 걸 모르겠다"며 "입주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무턱대고 경비원을 줄이는 것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