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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원(문막읍 취병2리) 씨
폐지 주워 생계 꾸리며 매달 30만원씩 수년간 기부
2015년 01월 12일 (월)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문막읍 취병2리 최장원(73) 씨는 폐지를 주으며 산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아침7시부터 오후4시까지 문막공단 기업체를 돌아다니며 빈 박스를 줍고 공장 청소를 하면 한 달에 100만원 남짓 받는다.

이 돈의 대부분은 아픈 아내의 치료비와 두 내외의 생활비로 사용되지만, 아끼고 아껴 매달 30만원 정도는 남을 돕는 일에 흔쾌히 사용하고 있다. 도움을 주는 곳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캄보디아의 한 고아원인데, 2007년부터 매달 30만~40만원씩 기부를 했으니 그 액수가 3천만원 가까이 된다. 최 씨가 보내준 돈은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먹을 것이 되고 입을 것이 된다.

이것만도 대단한 일인데 그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 씨는 2009년부터 3년간 명절마다 한 푼 두 푼 모아둔 동전을 문막읍사무소에 기부한 바 있다. 소년소녀 가장들이 지역에서 혼자 떠도는 것이 애처로워 도움을 준 것. 지난날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호주머니 돈을 조금씩 모았다고 했다.

최 씨의 고향은 서울 강남이다. 아버지가 사업체를 운영했고 최 씨도 젊었을 때는 관광버스 일을 하며 돈을 곧잘 벌었다. 최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꿈같은 봄날이었다"고 말했다. 유복하진 않았지만 가족끼리 배를 곯지는 않았고 저녁이면 오순도순 얼굴을 맞대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봄날은 갔다. 아버지 사업체가 빚보증으로 망하자 최 씨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공사판을 전전했다.

하루에 한 끼. 고된 노동일에 그가 받는 보상은 너무도 적었다. 스무살 때 아내 김순덕 씨를 만나 결혼했는데 아내도 기차 바퀴를 만드는 공장에서 무거운 쇳덩이를 나르며 가계를 도왔다. 최 씨는 그렇게 어렵게 살면서 운전을 배웠고 관광버스 기사로 일하며 돈을 모아 세 딸과 아들 하나를 시집장가 보냈다.

하지만 빚보증을 잘못 서 악착같이 모은 십 수억원의 재산을 날리게 됐고, 서울 삶을 정리하고 2001년 원주로 내려왔다. 처음 2년 동안 남은 전 재산으로 문막에서 돼지를 키웠지만 남는 게 없어 결국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폐지를 줍다가 우연히 TV에서 소년소녀 가장의 이야기를 보게됐는데 지난날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기부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최 씨는 "아들, 손자손녀 같은 사람들이 부모 없이 배를 곪는 모습을 보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며 "기력이 다하는 날까지 기부를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엔 넝마를 줍다가 발을 다쳐 3주 정도 입원하기도 하고 추운 날씨에 손발이 얼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것은 죽기보다 싫다고 한다. 딸, 아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고 손자손녀가 잘 되는 것이 여생의 소망이라고 최 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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