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만주로 강제 이주된 원주사람들의 고난과 회한의 역사가 남아있는 중국 현지에 표석 건립이 추진된다. 원주문화원(원장: 박순조)은 중국 속 원주마을 '원주촌'이 실존했던 중국 길림성 안도현 청구자 마을에 표석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원주촌은 일제강점기 만주로 강제 이주된 원주사람들이 동향의식으로 일군 집단부락이다. 원주투데이는 지난 2005년과 2014년 두 차례의 현지 기획보도를 통해 원주촌과 인근에 생존해 있는 원주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고향 원주에 전했다.

특히 지난해 취재 당시 원주촌이 실존했던 청구자 마을 촌장을 직접 만나 표석 건립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바 있다. 지난해 투자설명회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원창묵 시장도 손춘일 연변대 교수 등 이민사에 정통한 현지 학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표석 건립 가능성을 타진하고 현실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원주문화원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진 않았지만 높이 2m 크기의 표석과 표석의 의미를 담은 안내판을 현지에 건립하고, 마을 이정표에도 현 중국 지명인 청구자와 원주촌을 병기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일단 중국 안도현 정부와 현지 주민들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한 뒤, 원주시에 예산 지원을 요청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원주문화원은 빠르면 상반기 중 표석 건립 등을 마무리하고 8월 광복절을 전후해 현지에서 기념식을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윤병진 사무국장은 "안도현 정부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일제에 의해 굴절된 역사를 이해하고 교훈으로 삼기 위한 귀중한 유산인 만큼 원주사람들의 흔적이 더이상 멸실되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