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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협동조합 교육이 남긴 것
2014년 12월 29일 (월) 김선기 사회적협동조합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사무 wonjutoday@hanmail.net
   

"자본주의 모순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훗날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을 해 보고 싶다."

"대기업 성장 중심의 발전정책으로 인해 분배의 실패와 소외를 낳았다. 이제는 성장 보다는 분배와 복지의 확대가 필요하다."

"조합원을 주인으로 여기지 않는 게, 직원 간 온정주의가 팽배한 게, 도덕적 책임감이 결여된 게 실패한 협동조합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35시간 동안 협동조합을 공부한 고등학생들이 교육 후기를 통해 밝힌 소감이다.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어른들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협동조합.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고, 협동조합이 어려운 시대의 희망이 되려면 청소년을 협동조합의 주인으로 키우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사회적협동조합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에서는 강원도교육청과 원주시, 원주교육지원청의 도움으로 지난 5월 28일부터 12월 22일까지 원주고등학교, 상지여자고등학교, 치악고등학교 학생 총 61명에게 협동조합을 주제로 한 지역특화 교육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였다. "대학진학을 위해 집중하는 고등학생들이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영역인 협동조합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교육을 진행하면서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청소년 대상 협동조합 교육은 올해 사업 중 가장 잘 한 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값진 성과는 협동조합에 대한 지식습득이 아니라 학생들의 마음이 변화됐다는 점이다. 앞서 이야기한 소감 말고도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 협동조합,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반응을 나타낸 학생도 있었고, 경영컨설턴트가 꿈인 한 학생은 "협동조합을 통해 사회적 경제라는 경제학의 다른 영역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협동조합은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만들어진 결사체이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됐다" "원주에 딱히 자랑거리가 없어 아쉬웠는데, 협동조합이라는 자랑거리가 생겨 좋다"는 반응도 있었다.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8%가 진로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고, 협동과 봉사정신을 배운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답했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교육에 임하고, 가감 없이 순수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경쟁과 스펙 쌓기는 그냥 어른들이 청소년을 제도 속으로 몰고 가려는 수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했다. 협동의 유전자가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었고, 잠재돼 있는 협동의 유전자를 일깨워주고 이렇게 살아갈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다는 사명감도 느꼈다.

협동조합 교육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소쿱(COOP) 놀이'라는 협동조합 동아리를 결성, 운영하고 있다. 1기 원주고등학생들이 주도가 됐고 2기 상지여자고등학교와 치악고등학교 학생들이 가세했다.

협동조합을 운영해 보자고 이야기가 됐고 토론 끝에 '학교 서점 협동조합'을 운영하기로 했는데, 준비정도에 비해 언론 보도가 너무 크게 돼 당황해 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서점 협동조합이 안 되고, 힘든 이유는 그 무엇도 아닌, 우리 스스로의 절실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수많은 협동조합이 제도화됐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원인을 '절실함에 기반 한 자발성의 부족'에서 찾고 있는데, 이 사실을 학생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미래 세대에게 협동조합 교육을 꾸준히 시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청소년은 어른들의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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