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초, 대한민국에서 단 8명밖에 없는 직업!' 학생, 학부모 또는 교사 대상 연수를 할 때마다 필자가 대학입시지원관을 소개하는 멘트이다.

강원도 학생들이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양질의 대입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강원도교육청 차원에서 전국 최초로 시도한 제도이기 때문에 그런 멘트를 잘 이용해왔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 말도 수정하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단 10명밖에 없는 직업! 하지만 우리가 최초!'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내년부터 남쪽,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도 대학입시지원관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태백에서 근무하는 대학입시지원관이 보여준 제주 신문에는 분명 '시도하려고 했으나 재정 상황으로 인해 배정한 예산이 전액 삭감돼 못하게 되었다'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최근 신문을 보니 제주 학생과 학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예산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학입시지원관 채용에 예산을 배정한 것이다.

사실 강원도교육청도 '대학입시지원관'이라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는 하고 있지 않은 일을 시작할 때는 분명 많은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 대학입시지원관들도 연고가 없는 미지의 땅인 강원에서 가족과 떨어져 그것도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게 심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도교육청의 관심과 지지, 배치되어 있는 문화관의 따뜻한 배려, 연륜 있는 많은 교사들과 정보 공유 혹은 교류를 통해 형성한 공감대, 우리를 믿고 찾아와 열심히 준비한 학생과 학부모의 꿈과 희망….

그것들이 있었기에 강원의 대학입시지원관들은 주 6일, 혹은 주 7일 근무도 마다하지 않고, 부족한 잠과 쌓이는 피로와 싸우며 버틸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제주에서 우리 강원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시도한다고 하니 그간 가슴 한편에 '혹시 우리만의 짝사랑은 아닐까, 열렬히 사랑한다고 외치고는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게 아닐까'하는 마음이 스르르 녹는 것 같았다.

그간 대학입시지원관을 통해 올해 약 4천600여건의 상담을 진행했고, 약 1만8천명의 학생과 5천여명의 교사 및 학부모에게 대학의 관점에서 대입 정보를 공유했다.

이제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올해보다 더 다양하고 질 좋은 대학 차원의 정보를 수집 및 연구하여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꿈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전 방위로 지원하고자 한다. 또한 훌륭하고 열정적인 분들로 제주도교육청 대학입시지원관들이 구성되어 제주 교육의 새바람을 일으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