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전단가가 싼 발전소는 수력, 원자력, 석유발전소가 아니라 수입탄을 사용하는 대형 석탄발전소들이며 우리나라의 주된 전력 공급원이다. 석탄발전소는 석탄수송을 위해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사람이 적은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석탄자체는 공해물질이 아니지만 배출가스 분진과 야적 및 운반과정에서의 비산탄이 공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력발전소는 발전단가가 가장 비싼 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두 공해시설이다.

가연성폐기물연료(RDF)는 석탄이나 석유처럼 원료의 성분이 균일하거나 일정하지 않다. 여기저기서 제각각 수거해온 생활쓰레기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같은 공장 RDF라 해도 제각각 성분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정부나 발전소 측이 제시하는 연소 배출가스 시험자료는 신빙성이 떨어지고 언제 독성가스를 분출할지 알 수 없는 아주 위험하고 맹랑한 연료이다. 신평리 기업도시 RDF발전소는 비록 1만㎾급 소형이지만 연료자체에 문제가 있고 원주 중심지와 가깝기 때문에 원주시민 건강에 큰 위험이 될 수밖에 없다.

더더구나 외지쓰레기까지 가져온다고 하는데 골치 아픈 독성 폐기물을 몰래 섞어 보낼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으니 정말 소름이 돋는다.

그런데 RDF발전소 인허가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검사는 제외됐다. 이에 대해 한국중부발전(주) 관계자는 원주시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에서 다이옥신을 조사하지 않은 것은 환경부와의 협의과정에서 조율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게 무슨 소린가? 백과사전에 "다이옥신(dioxin)은 제초제·살균제 또는 다른 시료를 생산할 때 생기는 불필요한 화학 부산물로 인간이 만든 물질 중에서 가장 독성이 높은 것 중의 하나이며 암 등 각종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고 돼있다. 정작 가장 중요한 검사는 하지도 않고 배출가스가 안전하다는 것이다.

원주시민은 다이옥신으로 암에 걸려 죽어도 좋다는 말인가? 세종시에 있는 환경부까지 찾아 갈 것도 없이 원주에 있는 환경부 산하 원주지방환경청이 이에 대해 속히 답해주기 바란다.

당초 기업도시에는 발전소 입주계획이 없었고 RDF발전소 부지 선정과정도 우산공단, 혁신도시, 문막산업단지, 가현동에서 거부 되자 기업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도시 측도 발전소가 공해시설이란 것을 알았을 터인데 원주시내와 가장 가까운 끝자락에 발전소 터를 내준 것이다.

(주)원주기업도시는 총면적 160만평에 계획인구 2만5천명 규모로 조성되고 있는데 회사대표는 "쾌적한 맞춤형 최첨단 '환경생태도시'로 설계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11월20일 실시한 단독주택용지 일부(49필지) 공개분양신청 접수에 평균 245대1의 경쟁률을 올렸다고 회사 측이 싱글벙글 이다. 영리회사가 첫 장사를 잘했으니 좋을 수밖에.

그런데 이는 RDF 전용 발전소가 곧 완공된다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고 분양한 결과이다. 회사 홈페이지 토지이용계획도면 한 귀퉁이에 발전시설이라고만 돼 있을 뿐 RDF란 말은 어디에도 없다.

발전소로 이름만 바꿨을 뿐 쓰레기 소각장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찌됐을까? 사실상 쓰레기인 RDF를 하루 240톤이나 불태우는 발전소 옆에 입주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도시가 왜 그렇게 멍청한 결정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이번에 분양한 49필지는 전체 분양물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앞으로 RDF발전소 문제가 알려진다면 나머지 주택지와 공장부지 분양이 순조로울지 걱정이다. 이렇게 볼 때 기업도시도 하루 빨리 반대대열에 나서야 한다. 또한 이 문제는 단순히 기업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도시가 실패하면 원주시 발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멍청한 기업도시가 원주시 발전을 저해하고 아울러 원주시민을 골병들게 할 공산이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