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원주 A대학에서 체험판 CD를 사용해 보라며 사용자 서명을 받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서명한 학생들은 며칠 뒤 CD 구매료를 지불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강매나 다름없었다. 매년 봄, 가을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교육 CD나 어학 교재를 교묘한 수법으로 강매하는 일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원주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대학은 일반인이 강의실에 자유롭게 출입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라며 "교수가 나간 직후 들어와 교육교재나 어학교재를 안내하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수업에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방문판매에 관한 법률에 따라 14일 이내에 구매 거절을 할 수 있지만, 고유번호 노출 등의 사유로 계약 해지가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다. 또 부당하다며 대금 납부를 방치하면 채권추심을 통해 이자가 늘어나고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도 있다. 민사소송을 제기해도 계약서 작성여부와 사실 입증 등의 문제로 집행이 어려우며 재판 경비도 부담해야 한다.

A대학에서 올해 초 발생한 교육 CD 강매 사건의 경우 교육 CD 미사용을 입증하기 위해 홈페이지 미가입과 계약서 작성당시 상황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약 해지를 유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원주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교재 등을 아예 구입하지 않도록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소비자시민모임은 원주와 인근 지자체 고등학교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소비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피해문의: 748-3277(원주소비자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