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에서 민자사업으로 조성한 폐기물 종합처리단지(이하 종합처리단지)가 논란을 빚고 있다. 종합처리단지 조성사업은 흥업면 사제리 광역쓰레기매립장에 재활용쓰레기 선별장을 신축하고, RDF시설 1기를 증설했으며, 매립장 매립용량을 확대한 것이다.

사업비 939억원 중 432억원은 한화건설 등 4개 회사가 출자해 설립한 원주그린(주)가 부담했다. 대신 원주그린(주)는 원주시로부터 종합처리단지를 15년간 위탁받아 운영하게 된다.

논란은 원주그린(주)가 종합처리단지 근무인력을 감축하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현재 재활용쓰레기 선별장에 25명이 종사하고 있는데, 22명으로 감원하겠다는 게 원주그린(주) 방침이다. 신축한 선별장은 재활용쓰레기를 자동 선별하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인력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선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문제이다. 자동선별기는 재활용쓰레기 성상을 인식해 선별하는데, 재활용쓰레기가 한데 섞여 반입되기 때문에 성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게다가 22명 중 2명은 선별장과 RDF시설의 기계설비를 전담하기 때문에 실제 선별장 종사자는 종전보다 5명 감소한 20명으로 줄게 된다. 결국 선별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자원 재활용률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30여명이 종사하고 있는 RDF시설도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별장과 RDF시설 종사자들이 지난주 작업을 거부하는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은 원주시가 왜 종합처리단지를 구축했는가 하는 점이다. 원주그린(주)은 15년간 종합처리단지를 운영하면서 운영비는 물론 종합처리단지 조성에 투자한 사업비 원금과 이자까지 원주시로부터 받는다. 민간자본 유치로 단기간에 시설을 갖추기는 했지만 위탁운영을 시작하기 전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 종합처리단지 구축이 시급했는지 의문이 든다.

또한 종합처리단지는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사기업에서 운영하더라도 반드시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인원감축 논란이 일면서 벌써부터 공공성은 뒷전으로 밀리는 인상을 풍긴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사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지출을 줄이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공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위탁운영 자체를 재검토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 시점에서는 재활용 선별률을 높이는 등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게 현실적이다. 우선은 재활용쓰레기가 혼합돼 반입되지 않도록 요일별로 분리 배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플라스틱, 비닐류, 페트병 등을 요일별로 수거하면 당연히 선별률이 향상돼 자원 재활용을 촉진시킬 수 있다.

또한 공공성 담보를 위한 원주시의 관리감독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민간에 위탁했다고 해서 원주시가 간여하기 어렵다고 뒷짐지고 있으면 매립장 수명이 단축될 것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