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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9주년 특별기획: 중국 원주촌, 그 후 10년
우리선조 회한의 역사…멸실되기 전 서둘러야
2014년 12월 01일 (월)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원주투데이 신문사는 창간 19주년을 맞아 '중국 원주촌 그 후 10년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중국 원주촌과 아직도 중국에 남아있는 원주사람들을 위해 그동안 이루어졌던 사업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하기위한 자리였습니다.

▷일 시: 11월 18일 오전10시∼12시
▷장 소: 원주투데이 신문사
▷참석자: 신관선 과장(원주시 문화예술과), 정문수 편성제작팀장(원주MBC), 윤병진 연구위원(항일독립운동 원주기념사업회), 이상현 의장(원주시의회)
▷사 회: 오원집 원주투데이 편집국장

사회: 일제강점기 일제의 선동과 회유, 협박에 의해 만주로 강제 이주된 원주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지역에 알려진지 어느새 10년이 됐습니다. 오늘 좌담회는 원주입장에서 그분들과의 관계설정을 한번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마련했습니다.
 

윤병진: 원주촌 주민들은 일제의 대륙침략 정책에 희생된 사람들입니다. 강제로 끌려가 군사시설 같은 곳에서 사육되다시피 했어요. 하지만 이 분들의 기억이나 인식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원주사람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있는 사람들입니다.

마을 이름도 원주촌으로 명명하고 혼인도 원주사람끼리 했습니다. 원주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 것이죠. 원주에 살지는 않지만 그들도 분명한 원주사람들입니다. 비록 현재는 이주 1세대 중 2분만 생존해 있고, 마을은 해체돼 중국인 마을이 됐습니다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원주사람이라는 것을 잊지않고 살아 온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해야 합니다.
 
정문수: 전 그들을 위한 지원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타 지역을 보면 결과적으로 한국사회에서의 지원이 공동체 해체를 부채질하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연의 끈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현: 원주투데이를 통해 10년 전 기억을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이번 기획취재를 접하면서 원주투데이가 무척 가치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주촌의 역사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후손들에게 우리 선조들의 삶과 역사를 전해야 하는데 우리는 부수고 새로 만드는 일에만 열중한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됐습니다. 전 후세대들이 과거가 있어서 지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으로 강제이주된 사람들이 당시 생활했던 현장에 수학여행이나 단체방문 등을 통해 원주에서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청소년들에게 우리 역사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말이죠. 가능하다면 원주 역사를 알리는 차원에서 원주시가 지원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관선: 원주시는 2007년 '중국 원주촌 연구'를 발간했어요. 600쪽 분량의 방대한 자료를 집대성한 역사서입니다. 원주의 고유문화가 중국에서도 계속 이어졌다는 소중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그 이후 2007년 이주 1세대 다섯분을 원주로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원주와 원주촌의 교류가 끊어진 것은 아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왔다고 볼 수 있어요. 박경리문학공원을 중심으로 조선문독서사를 통해 연변에 책 보내기 운동이 전개됐고 그 일을 계기로 2012년까지 교류가 계속 있었습니다.
 
사회: 후손들에게 교육할 필요가 있다는데는 모두 공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 시점에서 원주촌을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까요?
 
이상현: 우리 아이들에게 이주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장이 어느정도까지 보존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훼손됐다면 보존할 방법도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통해 지역 청소년들이 새로운 세계관을 깨우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산은 그 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또 현지에 살고있는 이주 2·3세대들이 우리말과 우리글을 잊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조총련은 민족학교를 많이 세웠지만 민단은 학교가 몇 개 안돼 점차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해요. 원주촌이나 원주사람들이 잊혀지기 전에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윤병진: 중국에서 먼저 원주촌을 사적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는 수많은 조선족 집단부락이 있지만 점차 원형을 잃어가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산업화로 대부분 조선족 부락들이 이제는 현대식 마을로 변화되고 있어요.

하지만 원주촌 초기 정착지는 유일하게 산 속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최근 중국 CCTV에서 이 곳을 집단부락 건설과정 소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압니다. 현 정부도 안도현 침략 역사를 보존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기념관을 짓고 기념사업 움직임도 있습니다. 유일하게 당시 흔적이 보존된 곳이다보니 교육장소나 역사 학습장소로 활용해 관광산업화할 의향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번에 시장님 중국 방문시 에도 중국측에서 먼저 원주촌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중국 내에서는 원주촌의 역사와 교육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초기 정착지나 청구자에 표식을 설치하거나 연변과 용정 일대 독립운동 시설 등을 함께묶어 관광유적화 하는 방법도 연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문수: 기본적으로 원주뿐 아니라 도 차원에서도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보훈처 등 국가차원에서 만주 이민사에 대한 재정립도 필요하구요. 지역의 작은 역사가 모여 큰 역사가 되기도 하지만 강원도나 중앙정부 등 더 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원주촌이 이미 해체된 상황이기에 당시 역사적 사실을 들어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하고 관광자원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겁니다. 원주의 엄연한 역사이기에 복원해 후세들에게 교육장소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사회: 원주시 입장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신관선: 윤병진 위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시장님께서 중국 방문길에 원주투데이가 보도한 민긍호 의병장 외손자와 손춘일 교수를 만나고 돌아오셨습니다. 이번 중국 방문은 관광교류가 목적인데 그 중 한 부분으로 원주촌도 포함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보통 연변에 가게되면 토지의 배경지인 용정을 비롯해 윤동주 생가, 용정중학교 등 우리역사와 관련된 유적과 시설을 보고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원주촌도 초기 정착지를 중국에서 발굴한다면 방문지로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판단됩니다. 표지석은 비용이야 많이 들진 않겠지만 주체가 원주시가 되어서는 어려울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지방정부대 지방정부간 협상은 쉽지 않습니다. 민간대 민간 형태로 추진하고 원주시는 뒤에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일제강점기 역사를 통한 접근으로 중국 현지와 강원도, 혹은 정부차원의 프로젝트로 가는 방법은 없을까요?
 
윤병진: 중국 내 독립운동사를 연구하기 위해 연구자들을 섭외하다보면 모두들 발을 뺍니다. 자료 접근에 제한이 있고 중국은 당(공산당)의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이죠. 원주촌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중국으로 강제 이민을 가서 집단부락을 형성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도 정부차원의 실체규명은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정부차원의 접근은 시나 도 보다 더 예민한 부분이 많을겁니다. 민간차원의 접근이 아무래도 제약이 덜하리라 판단됩니다.

신관선: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연구성과가 제시되고 보훈처 등이 동조해야 가능합니다. 정책 건의로는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여요.
 
사회: 현재 중국에 남아있는 2, 3세대들을 위한 지원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윤병진: 후손들에 대한 호구조사가 우선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원주촌과 관련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면 흩어진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겁니다.

호구개념의 실태파악이 중요한 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예요. 중국에서 만난 분들이 제안했던 것 중 하나가 한약재 유통망입니다.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기에 약초 재배나 채취에도 능한 분들이예요. 원주 의료클러스터나 양한방 연구에 사용하는 한약재를 계약재배로 원주사람들을 통해 구입한다면 가장 현실적인 지원방안이 되리라 봅니다.
 
이상현: 호구조사가 이뤄진다면 원주로 초청해 조상들이 살던 곳이나 부모세대의 흔적을 알려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아요. 민간교류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겁니다. 누구든 앞장 설 사람이 없다면 계속 지속되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혹 민간교류가 이루어지더라도 원주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정문수: 우선 강원도 차원에서 자료수집과 발굴을 통해 역사를 정립 한 뒤 그런 후 관광자원화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윤병진: 중국에 살거나 한국에 나와있는 2·3세대들은 중국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입니다. 자긍심은 있을 수 있어도 아무래도 1세대에 비해 뿌리의식은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 보다는 원주사람들의 고난사와 투쟁사, 개척사를 어떻게 잊지 않게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사회: 현실 가능한 방안에서 원주시가 검토할 부분이 있다면.
 
신관선: 바로 현실화 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지만 아까 언급한 표지석은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원주사람들이 연변을 방문 했을 때 원주촌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을 겁니다. 차를 타고 마을 앞을 지나치더라도 원주촌 표석을 발견하다면 큰 감회가 있을겁니다. 움직임이 있다면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윤병진: 원주촌 표석을 세우는 것이 가능한지 현지 청구자 촌장과 의사 타진을 했었습니다.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내판이든 표지석이 됐든 원주사람들의 흔적이 더 이상 멸실되기 전에 시작해야 합니다.

사회: 연구서는 책꽂이에 꽂혀 있으면 끝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원주역사박물관에 원주촌 역사를 상설 전시하는 것은 어떨까요?
 
정문수: 같은 생각입니다. 박물관에 원주촌 코너가 있으면 청소년들의 역사교육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덧붙여 원주촌뿐 아니라 한국 이민사에 대한 조사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국가지원을 받아 다큐영상물 제작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윤병진: 역사사료관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조성중인 원주얼광장에 원주촌이나 북원인물관 등을 포함한 역사관을 설치했으면 합니다.
 
사회: 혹 빠진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정문수: 요즘 국내에도 중국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원주시가 관광자원화를 위해 안도현과 협약도 맺는다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원주사람들도 그 쪽에 가는 기회가 늘 것 같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신관선: 원주사람들이 원주촌에 관심을 가지면 중국에서도 더 많은 것을 채울 것으로 기대합니다.
 
윤병진: 집안에 있는 관개토대왕비도 최근에는 방문객 중 90% 이상이 중국 관광객이라고 합니다. 안도현에 있는 원주촌을 역사교육 자료로 활용한다면 중국 내 기본적 수요는 충분할 겁니다. 안도현이나 중국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 바쁘신데 참석하셔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향후 원주촌 같은 아픈 기록이 더 이상 원주 역사에서 재연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정리: 김민호 기자/사진: 박동식 기자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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