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악단 원위치 및 동악제례 원형고증 학술용역 중간보고회가 지난 18일 시청 회의실에서 열렸다.

정확한 위치와 제례형식을 두고 십수년째 갈등이 이어진 동악제 논란이 해결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주시로부터 '동악단 원위치 및 동악제례 원형고증 학술용역'을 의뢰받은 가톨릭관동대학교 영동문화연구소는 지난 18일 시청에서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용역은 동악단의 정확한 위치와 동악단 제례의 원형을 찾기 위해 추진됐다. 1981년 복원한 현재 동악단 위치에 대해 사찰과 향토사학자들간에 서로 다른 주장이 존재하고, 동악단 제례가 이원화되면서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논란이 지속되자 2012년 원주시의회는 "학술조사 등을 통해 동악단의 정확한 위치를 고증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김홍열 전 의원은 "현 위치가 아니라면 확증된 위치에 동악단을 새로 건립하고 현 위치가 맞다면 동악단을 산신각으로 사용하는 국형사와 협의해 현 동악단을 본래의 취지대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주시는 이번 학술용역을 통해 동악단 위치와 동악제례에 형식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간보고회를 통해 지금까지 연구성과를 발표한 가톨릭관동대 임호민 교수는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관동지 등 관련 문헌조사 결과 "확실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관련 문헌 내용으로 볼 때 현재의 동악단 위치가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그 근거로 강원감영에서 동쪽 15리에 위치한다는 문헌기록과 국형사와 보문사의 관계, 국형사 명칭, 국가제례라는 점 등을 제시했다.

임 교수는 특히 "보문사가 보관중인 창기 기록에 보문사가 아닌 보문암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그것만을 놓고 보문암이 국형사에 속한 암자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국가제례를 암자에서 봉행한다는 것은 격에 맞질 않는다"며 "보문암에서 동악제가 거행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현재 유교식 동악제례와 사찰의례로 이원화 된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명산 산신단을 사찰에서 관리했기에 봄 가을 산신제와 함께 불교식 의례가 함께 봉행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선조 국가제사인 동악단제는 유교식 산신제에 근간을 두고 있기에 유교식 제례로 진행하고 사찰 의례는 부대행사로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보고회에 참석한 지역 원로들과 향토사학자, 사찰 관계자들은 임 교수의 주장에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손종진 전 강원감영제위원장은 "국형사와 보문사의 관계를 더욱 깊이있게 연구해 더 이상 분란이 없도록 정확한 관계를 규정해 줄 것"을 주문했으며, 박찬언 원주향토문화연구소장도 "문헌조사만으로 추정된다고 해서는 곤란하다"며 "최종보고서에는 현재의 위치가 맞다고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결과를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가톨릭관동대 영동문화연구소는 중간보고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보완해 내달 중순 최종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