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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등줄기 밟다
백두대간 종주기
2014년 11월 24일 (월) 이도운 길배움터 wonjutoday@hanmail.net

백두대간 17박18일 여행은 자전거 여행이 아니라 순수 등산이었다. 우리는 백두대간을 가기에 앞서 많은 준비를 했다. 길잡이는 코스, 재현이는 장비, 우현이는 사진, 민준이는 통신, 영빈이는 의료, 나와 민하는 식량을 담당했다.

이전까지의 여행은 길잡이들이 모두 맡았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모든 것들을 배움이들이 하는 것이다. 막상 하려니 막막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식자재를 담당한다는 것이 그 날의 날씨, 숙소, 국립공원 여부 등을 판단해야했기 때문에 많이 까다로웠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백두대간 길을 나섰다. 산행 6일차 되던 날, 육십령으로 갈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16㎏이 넘는 배낭무게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준비하고 텐트 걷는 것도 힘들었다.

힘이 들어 점점 행동이 느려졌고, 팀원들한테 짐만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육십령 첫 보급 날에 보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까 더 더욱 힘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과 식량이 떨어져서 의욕도 떨어졌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길바닥에서 퍼질러 잤다. 생각 없이 자다 보니 길잡이가 데리러 와주셨다. 힘겹게 그날 목적지에 도착했다.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지금 생각해도 후회가 된다.

육십령에서 빼재로 갈 때 야간산행을 한다고 했다. 직접 한다니 별로 실감은 나지 않았다. '야간이라고 해서 그냥 산행이랑 별 다를 것 없겠지' 이렇게 얕봤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냥저냥 갈만 했지만 점점 어두워지면서 시야가 좁아졌다. 점점 아래를 못 보는 경우가 많아졌고, 자주 발을 헛디뎠다. 결국 속도가 줄었고, 평소보다 훨씬 느려졌다. 3시간이면 갈 것을 5시간이나 걸렸다.

정말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너무 막막하고, 계속 걸어도 걷기만 하고, 진전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결국 걷다보니 끝이 보였다. 겨우겨우 도착해서 트럭 짐칸에 올라탔는데 원주에서는 볼 수 없던, 비처럼 쏟아질 것 같았던 반짝이는 하늘의 별을 보니까 어느새 힘든 것들을 다 잊었다.

대덕산(1290m) 정상에서의 야영은 처음이라서 새로웠다. '정상에서 일몰을 보며 잠을 자다니!' 정말 낭만적이었다. 하지만 너무 추웠다. 괜히 산 정상이 아닌가보다. 다음날 아침 해 뜨는 모습을 보니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다. 전날에는 해가 지는 것을 다음날에는 해가 뜨는 것을 보다니 이런 건 다시 경험할 수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이번 여행은 다른 여행보다 힘들었다. 평생 그런 적이 없었는데 부모님한테 집에 가겠다고 전화를 한다든지, 쓰러져 잔다던지 등 막막했던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무사히 마쳐서 백두대간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친데 없이 돌아온 것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나이를 먹어도 백두대간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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