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가 오는 20일부터 2차 정례회의를 시작한다. 2차 정례회의는 행정사무감사와 함께 내년도 본예산을 심의하기 때문에 시의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의정활동이다.

특히 이번 정례회의는 7대 시의회 원구성 후 첫번째여서 지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시의원들의 역량과 자질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가 지방자치를 시작한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때문에 예전보다는 뭔가 성숙해진 지방자치를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의원 모두가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며 그동안 미흡했던 부분들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7대 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의정자문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의정단상에서 현안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기초적인 질문을 하거나 상식 수준의 질문을 하게 되면 시의회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제대로된 정책견제를 할 수 없다.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질문은 실종되고, 답변에 나선 공무원을 호통치고, 시의원의 권위를 앞세우는 모습은 마치 국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을 씁쓸하게 한다. 답변을 듣기 위해 불러 놓고 답변은 듣지도 않은채 일방적으로 자신의 말만 하면서 몰아 부치는 모습은 국회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제7대 시의회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사라졌으면 한다. 호통보다는 현안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면서 대안을 모색하고, 공무원들이 더 열심히 하도록 독려하는 한 차원 높은 시의회를 기대한다. 이렇게 하려면 다방면에 걸쳐 치열하게 공부하고 ,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고, 주민들의 생각을 확인하는 등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행정사무감사나 본예산 심의는 정책의 적절성과 예산낭비 요소가 없는지를 찾아내는데 보다 집중해야 한다. 지방자치 이후 정책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예산을 낭비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 시의회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이와함께 새로운 정책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효과를 검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시의회에서 많은 문제들이 지적됐지만 상당수는 회의 당시 지적한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의원들 앞에서는 그럴듯한 답변으로 질타를 모면한 뒤 실제 집행과정에서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시의원은 대충 대충 일하면 한없이 편한 자리이다. 하지만 제대로 일하려고 하면 엄청난 노력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어떤 시의원이 되느냐는 선택에 달려 있겠지만 있으나마나한 시의원은 자신을 뽑아준 시민들을 배신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제7대 시의회 첫번째 정례회의가 그동안 봐왔던 어떤 시의회보다 노력하는 시의회라는 것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또한 원주의 지방자치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게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