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1월이 되면 다음해의 사회 트렌드를 예측하는 각 부문의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불확실성의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힘들이지 않고 트렌드를 해석하게 해주고 더 나아가 어떻게 대응하게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중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코리아 2015는 단연 2014년을 회고하고 2015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숫자 세는 양(COUNT SHEEP)"으로 2015년을 예측하고 있는데 보통 잠이 오지 않을 때 양(羊)을 세는 듯, 일상의 작은 꿈을 세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햄릿증후군(Can't make up my mind)으로 과잉의 시대에 소비자들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햄릿처럼 '결정장애'를 앓는다는 것이다. '썸'현상이 더 심화되고 대중화될 것이다. 그러다보니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개인컨설팅이나 큐레이션 서비스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 한다.

둘째, 감각의 향연(Orchestra of all the senses)으로 다양한 감각의 결합을 가능케 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큰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셋째, 옴니채널 전쟁(Ultimate 'omni-channel' wars)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는 쇼핑 즉 O2O쇼핑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4년 모바일쇼핑 시장을 1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넷째, 증거중독(Now, show me the evidence)으로 이제 이미지가 아닌 증거로 승부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다섯째, 꼬리, 몸통을 흔들다(Tail wagging the dog)로 핵심 상품이 아닌 부수적인 서비스가 제품과 결합해 새로운 제품군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여섯째, 일상을 자랑질하다(Showing off everyday, in a classy way)로 소셜미디어의 시대 자랑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자랑이 된다는 것이다. 자랑 질을 위해 실은 연출되고 순간은 SNS에 업로드 된다.

일곱째, 치고 빠지기(Hit and run)로 불투명한 현대사회를 알고 넓게 간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덟째, 사치의 끝, 평범(End of luxury: just normal)으로 유명브랜드 명품이 아닌 '여유로움'과 평범하고 심플한 멋이 깃든 경험과 시간의 가치를 창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각광받을 것이다.

아홉째, 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Elegant 'urban-granny')로 베이비붐세대가 손자손녀를 갖게 되었는데 더 이상 자식과 손자들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어번그래니라는 시니어가 탄생한 것이다.
열 번째, 숨은 골목 찾기(Playing in hidden alleys)로 낙후되고 촌스럽던 골목길이 특유의 미학으로 예술가들이 결합하면서 매력적인 장소로 다시 나고 있는 것이다.

원주는 이러한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선 원주가 가지고 있던 내재가치를 촌스럽다고 감추지 말고 이제는 드러내야 한다. 남산의 추월대, 치악산과 섬강, 남한강의 유유자적한 삶, 젊은 예술가들에게 문화귀촌을 배려하는 일 등등 무궁무진한 매력이 원주에 숨어있다.

문득 1908년 이인직의 소설 치악산이 떠오른다. "백주에 호랑이가 득시글거려 포수가 제 고기로 호랑이 밥을 삼는 일이 종종 있다."금강산은 문명한 산이요, 치악은 야만의 산이더라."라고 했다. 이인직이 다시 환생하여 원주에 온다면 뭐라 할까?

2015년에 가장 살기좋은 도시 원주, 세계적인 명품도시는 아니지만 편안하고 따뜻한 그러면서도 자연과 문화와 역사와 사람이 교감하는 도시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원주시민을 부러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