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녹지였으나 훼손된 단구동 세인교회 앞 시유지.

시민들이 제안한 생태형 공원이 조성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원주시에 단구동 세인교회와 동부교회 앞 시유지를 공원으로 만들자는 계획서가 접수됐다.

생태도시 원주를 만들기 위한 취지로 시민들이 뜻을 모은 단구동에코폴리스추진단·원주에코시티추진운동본부(공동대표·추진위원장: 김병용, 이하 에코본)가 중심에 서 있다. 올해 초까지 울창한 숲을 이루었던 이 일대 부지는 주택·상가를 짓기 위한 개발행위가 허용돼 순식간에 파헤쳐졌다.

당초 지목상 임야였던 사유지 4천500여㎡가 훼손됐고, 맞닿은 시유지(도로부지) 2천700여㎡도 부지정리 작업이 실시돼 작은 산 하나가 사라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민들이 시유지 만큼은 공원으로 만들자는 계획서를 제출한 것.

에코본은 개발행위로 훼손된 시유지 중 약 1천650㎡를 공원화 하자고 제안했다. 해당 시유지는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한쪽은 '엄지숲'을 타이틀로 시설물은 가급적 배제하고 수목으로 채운 생태숲을 만들자고 주문했다. 다른 한쪽은 '엄지마당'으로 이름 붙이고 자연석과 목재 등을 이용해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다양한 초화류를 심어 주민 소통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주민들이 사업비 일부를 모으고, 원주시는 대형수목과 시설물 등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공동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공원에 심을 나무와 꽃 등은 시민공모와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시민과 원주시가 함께 식재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접수했다. 김병용 공동대표는 "과거 나무가 우거지고 새들이 지저귀던 녹지가 훼손돼 주민들은 상실감에 빠져 있다"며 "주민들이 생태숲을 테마로 한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나섰으며, 원주시가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원 조성이 성사될 경우 '선주민제안형 공원'으로서 그동안 지역 내에 조성된 공원 중에는 유례없는 것이기 때문에 원주시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공원을 만들자는 요청을 했는데 원주에서 첫 사례일 것"이라며 "좋은 제안을 해준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하며, 관계부서와 협의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