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①법천사지 발굴현장 전경(사진 우측 아래 흰색 점선 부분이 이번에 확인된 금당지) ②본존불을 안치하는 중심건물인 금당 지 ③금당지 전면에 배치된 동탑지와 ④서탑지.

부론면 법천리에 위치한 사적 제466호 법천사지가 경주 불국사와 같이 통일신라 시대 전형적인 가람 구조라는 것이 확인됐다. 법천사의 창건연대를 추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려시대 불교사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법천사지에서 제9차 발굴조사를 진행중인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원장: 지현병)은 지난 6일 현장에서 개최한 발굴조사 설명회에서 본존불을 안치하는 중심 건물인 금당(金堂)과 경전을 강의하거나 법을 설파하는 장소인 강당(講堂)으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확인됐다며, 금당지 전면 동쪽과 서쪽에서 두 기의 탑지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탑지와 금당지, 강당지가 남북으로 일직선 상에 놓이고, 금당지 전면에 동쪽과 서쪽 각 1기의 탑이 배치된 쌍탑 1금당(하나의 금당에 탑이 두 개 있는 구조) 형식은 통일신라 시대의 전형적인 가람 구조"라면서 "법천사 창건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이밖에도 서탑지 앞에서 공양보살좌상의 지대석(址臺石)으로 보이는 육각형 기단석(基壇石)이 발견됐으며, 금당지 주변으로 통일신라 시대 건물지도 확인됐다.

아울러 중심 사역 서편 건물지에 대한 조사 결과, 양 익사(翼舍: 주 건물 좌우에 붙어 뻗어 나온 부속 건물)를 갖춘 대형 건물을 중심으로, 공용 생활공간으로 추정되는 건물지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강원고고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이같은 조사결과로 볼 때 법천사가 계획적으로 구획된 공간 내에 다양한 기능의 건물들이 복합적으로 조성된 다원식(多院式) 가람 배치였음을 알 수 있다"며 "이번 발굴조사에서 중심사역이 처음 발견돼 고려시대 불교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천사는 통일신라시대 창건되어, 고려 중기 가장 큰 사세를 유지하다 임진왜란을 겪으며 폐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보 제59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비'와 지금은 서울 경복궁으로 옮겨진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그리고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20호 '법천사지 당간지주' 등의 문화재가 있다.

문화재청과 원주시는 법천사지 성격 규명 및 사역 확인 등을 위해 2001년부터 발굴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다. 앞서 지난해 8차 발굴조사에서는 우리나라 사찰 건물 중 최대규모인 40여 동의 건물지가 확인돼 주목을 받았다.

박종수 원주시 문화재담당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법천사의 중심사역과 가람배치 양식을 밝혀내 향후 이루어질 법천사지 학술조사 및 정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