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 여 일 동안 기후변화홍보관 1층 로비에서 꼬물거리던 물고기들이 모두 강으로 돌아갔다. 평창에서 열리는 제12차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기간에 맞추어 지역의 수생태계를 한 번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준비한 전시회였다.(9/2~ 10/8)

'우리 고장에 서식하는 민물고기전시회'는 모두 30개의 소형수족관이 준비되었었는데 전시회가 끝난 이 즈음도 재방문을 하셨다가 "벌써 끝났느냐고" 아쉬움을 보이는 관람객들도 의외로 많이 계시고, 전화문의도 가끔 온다.

그동안 사실 물고기들은 좁은 수족관과 달라진 환경 속에서 뭇사람들의 시선을 받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관람객들의 호응은 예상외로 높았다.

우리 고장에는 어떤 물고기들이 살아가고 있을까?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어 마치 뱀처럼 보이는 드렁 허리, 천연기념물인 어름치, 종족보호를 위해 단단한 민물조개 입에 산란을 하는 묵 납자루,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금강모치,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피라미, 종개, 미꾸라지, 꺽지, 쏘가리, 퉁가리, 갈겨니, 배가살이 등 생각보다 많은 어종이 서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개체 수는 많이 줄었다고 하니 안타까움도 크다. 반면 강물이 더러워지며 사라졌던 '쉬리'가 사람들의 노력으로 원주 천 상류에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 물고기들도 서식지의 파괴와 기후변화를 온 몸으로 느끼며 생존을 위한 적응에 안간힘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급수 어종이지만 내성을 키워 2급수에서도 적응하는 어종이 있는가 하면 퉁사리, 칠성장어, 가시고기, 동자개, 얼룩새코미꾸리 등은 서식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어종에 올라있다.

전시회를 찾은 사람들은 추억에 빠져 들곤 했다. 민물고기들을 관찰하며 어린 시절 냇가에서 함께 미꾸리를 잡던 동무를 떠올렸으며 이제는 더 이상 맛볼 수 없는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했고 맑은 물이 흐르던 고향의 산천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많이들 아쉬워하고 계심을 알 수 있었다.

우리들의 추억의 한 자리를 풍요롭게 해 주고 있는 물고기들, 그들의 개체 수 감소와 멸종은 결국 우리 삶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온전한 생태계의 보존 없이는 문학도 그 어떤 삶도 가능하지 않다"던 박경리 선생님의 말씀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앞으로도 기후변화홍보관은 다양한 기획전과 테마전을 준비하고 관람객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지구환경문제를 고민하며 공감대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홍보관은 관람객들의 성원으로 상설민물고기 전시관을 곧 준비합니다. 또한 두 번째 기획전 미래교통 착한 전시회, <나는 에너지다> 가 전시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