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단지 SRF열병합발전소와 기업도시 RDF열병합발전소 건설 추진과 관련된 우려가 끊이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지난 달 23일 원창묵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화훼단지에 사용될 연료는 "폐목재, 폐플라스틱이 아닌, 친환경에너지 등급을 받은 제품화된 연료"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행사는 "합성수지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원 시장의 기자회견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는 '친환경'이라는 말과 '무공해'라는 말이 서로 등치되는 것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먹을거리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농약을 치지 않은 농산물을 친환경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에너지의 경우는 다르다. SRF든 RDF든 쓰레기를 연료형태로 가공한 것에 불과하다. 이를 태우면 소각장에서 나오는 공해물질이 고스란히 나오기 마련이다. 무공해가 아니다.

이를 '친환경'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매립해야 할 쓰레기를 소각하여 매립장을 줄일 수 있고, 부가적으로 열에너지와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에너지 대체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땅에 묻을 쓰레기를 공중에 흩뿌리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연료화 단계와 이동 단계에서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점에서 에너지 대체효과도 크지 않다. 정서상 '친환경'이라는 용어가 적절치 않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매립하여 버려질 쓰레기를 에너지로 만들면 일거양득이 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더구나 저렴하기까지 하니 화훼농가 등에게 큰 혜택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일면 맞는 말이다.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지 않으면 그렇다는 말이다.

시행사에서는 환경기준에 맞게 운영될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그 기준치가 적절한지와 과연 감시체제가 잘 작동할 것인지 논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데이터가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운영을 해보지 않는 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또한 맹점이다.

더구나 향후 기준치를 위배하더라도 마땅한 제재를 할 수 없는 점이 우려된다. 실제로 화력발전소의 경우, "발전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시설은 개선 명령과 조업정지 명령 등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특혜조항이 있어 오염물질 초과에 대한 부과금만 내면 아무런 제재를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화훼단지와 기업도시의 열병합발전소에 공급될 연료가 원주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만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열병합발전소는 원주에 초대형 쓰레기 소각시설을 짓는 격이 되고, 원주는 외지 쓰레기 집합소가 될 것이다.

쓰레기 문제의 해법은 지역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내가 함부로 버린 쓰레기가 내가 속한 공동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책임감이 바탕이 되어야 분리수거와 재활용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지 쓰레기가 반입되지 않도록 해야 그 책임감이 유지될 수 있다.

나는 애써 분리수거에 동참했는데, 외지에서 쓰레기가 들어와 원주에서 태워진다면 애쓴 보람이 없어지는 것이다. 더구나 원주시는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에서 세 번째라고 하는데, 미세먼지는 소각시설에서 다량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쓰레기 문제와 연료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가 아닌가 한다. 쓰레기는 가능하면 줄여야 하는 것이고, 연료는 많으면 많을수록 값이 싸진다. 타지에서는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있는 폐기물 발전소가 원주에서는 화훼단지와 기업도시 두 곳에서 한꺼번에 추진되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쓰레기 처리 때문이라면 외지 쓰레기 연료는 들여오지 말고, 원주지역 쓰레기에 대한 처리 정책을 세워 거기에 맞추어 연료화율을 재고해야 한다. 혹 그 이유가 값싼 연료가 필요한 것이라면 시민 전체의 안전에 영향을 주는 쓰레기 연료는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