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원주포럼이 '성매매 집결지 희매촌, 이대로 둘건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해 관심을 끌었다.

원주역 앞 학성동에 있는 희매촌은 성매매 업소들이 집결해 있는 지역으로 60여년간 명맥을 유지해 온 원주의 어두운 단면이다. 10여년 전만해도 30~40개 업소가 영업을 했지만 2004년 성매매 특별법 발효이후 감소해 지금은 20여개 업소가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주포럼이 희매촌 문제를 지역의제로 설정한 이유는 성매매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집결지가 버젓히 존재하고 있는데다, 이로 인해 원주역 앞 일대에 소위 '방석집'으로 불리는 유사 성매매업소 40여개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원주역 앞이 성매매 업소 집결지라는 것은 원주를 처음 찾는 외지인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또한 사실상 도심 한 가운데 성매매 업소가 집결해 있다는 것은 도심 활성화와 청소년 교육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대다수 시민들이 공감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 시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다른 지역의 예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업소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다, 사유재산이어서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지자체와 경찰, 그리고 사회단체들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할 때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원주포럼이 이 문제를 지역의제로 설정하고 좌담회를 개최해 공론화를 시도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성매매 단속권한과 책임이 있는 경찰이 희매촌이나 방석집 앞에 초소를 만들고 경찰을 상주시켜 24시간 단속하는 것이다.

성을 매수하려는 남성들이 출입하기 힘들어지면 업소들이 영업을 계속할 수 없어 자진폐쇄할 수밖에 없다. 동해시가 좋은 사례이다. 2011년 동해 경찰서는 성매매 집결지 앞에 초소를 설치해 성과를 거뒀다. 물론 업소들의 반발이 만만치는 않겠지만 경찰이 의지를 갖는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성매매 특별법 제정 당시 서울 종암경찰서 김강자 서장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지자체가 도시정비 차원에서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춘천시는 지난 2012년 도시정비계획을 수립해 성매매 집결지였던 '난초촌' 정리했다. 이를 위해 조례까지 제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했다. 원주시도 의지를 갖는다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여성가족부에서도 성매매 특별법 제정이후 10년이 지났음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일부 지역의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 희매촌을 정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원주시와 원주경찰서가 머리를 맞대고, 사회단체들이 함께 힘을 합쳐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이끌어 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