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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연극계·협동조합운동 헌신
장상순 선생 20주기에 부쳐
2014년 10월 27일 (월) 이상훈 무위당을 기리는 사람들의 모임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대부분 원주시민들은 기억하겠지만 원주의 도로명을 A, B, C도로로 나누어 불렀던, 군사도시의 이미지는 상당부분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원주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고, 1951년 2월의 원주전투는 한국전쟁의 전환점이 된 전투로 태장2동 원주지구전투전적비와 횡성군 우항리 새말에 있는 네덜란드군 참전기념비는 이를 기록한다.

1960년대 이후 원주는 민주화의 성지, 협동운동의 도시, 생명운동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를 알고자 매년 5천여 명 이상이 원주를 방문하는데 그 배경에는 지학순 주교님과 무위당 장일순 선생, 박경리 작가의 삶이 녹아 있다는 건 이젠 알만한 분들은 잘 알고 있다.

이분들의 삶은 가톨릭정의구현사제단이나 지역의 신용협동조합(신협), 소비자협동조합(소협), 25년여에 걸친 소설 '토지'의 완간으로 충분히 상징된다고 할 것이다.

이 시기 수많은 소소한 삶 중에 원주의 연극계에선 전설적인 인물로, 협동조합운동에는 헌신적인 실무지도자로 활동하였던 장상순이란 분을 소개하고 싶다.

장상순은 원주 정통 연극계의 원로이고 시발점이 된 사람이다. 장일순 선생의 둘째 동생으로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충무로에서 신상옥 감독의 조감독으로 일하면서 예술세계를 꿈꾸던 사람이다.

62년 낙향하여 원주예총 연극지부장을 하면서 많은 연극작품에 연출과 출연을 하였고 초기에 만든 '앙상블연극연구회'가 어렵게 되자 함께하던 김학철 등과 '산야극회'를 창립하여 왕성한 연극활동을 하였다. 이에 원주연극인들은 2003년에 '장상순상'을 제정하여 그를 기렸고, 지금도 극단 '산야'는 그의 형인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현판글씨를 간직한 채 지역 연극계의 원로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원주교구도 지역 문화에 큰 역할을 한다. 가톨릭문화센터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원주가톨릭센터를 68년 개관하였는데, 메인홀의 무대시설은 당시로 봐선 거의 완벽한 수준이었고, 전시공간에선 많은 분들의 전시회가 열렸다.

센터 지하다방은 음악애호가들에게는 서로가 교류하는 추억의 음악감상실로,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겐 잊을 수 없는 만남의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원주에는 당시 영향력 있는 아웃사이더 DJ들과 많은 음반을 소장한 분들이 있어서 방송국이 자신들에게 없는 음반을 구하러 왔다는 이야기는 지하다방의 단골 이야기 메뉴였다. 연극계 뿐만 아니라 신협, 소협운동에도 많은 역할을 한다.

당시 지학순 주교는 사람들의 자립과 자치, 상부상조의 삶을 위해서는 협동조합보다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장일순 선생과 협동운동을 펼친다. 가톨릭재단 진광학원(중·고등학교)에 협동교육연구소를 69년도에 설립하는데, 서울협동교육연구원 신협지도자 강습회와 '한국·이스라엘 합동연찬회 주최 협동조합지도자 강습회'를 수료한 장상순이 연구사로 적극 참여하게 된다.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의 일반학교 내 협동조합은 70년 5월 진광중·고등학교에서 창립된 진광신용협동조합(이사장: 김용연)이 아닐까 싶다.

장상순은 신협지도역(지도자와는 다른 의미)으로 원주밝음신협 창립 뿐만 아니라 박재일(전 한살림생협 초대회장)과 함께 관설동 세교신협 창립을 지도하고, 특히 72년 신용협동조합법이 만들어지자 기존에 있던 신협들의 법인화작업을 위해 법인설립 강습회를 만들어 교육하는 등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협동조합의 실무자들에게 복식부기를 가르치기 위해 칠판을 회계장부처럼 별도로 제작하여 강의하였던 사실은 당시 교육받았던 이들에게 전설처럼 회자되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문화예술계와 협동운동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긴 장상순의 20주기가 올해였다. 폐암으로 투병했던 장상순은 그의 형 무위당 장일순과 같이 원주기독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1994년 무위당은 5월 22일 66세에, 그는 10월 16일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마친다.

아마도 이 해에 무위당 선생의 집안은 참 힘들었으리라 짐작된다. 장상순의 기일, 소초면 그이의 묘소엔 누군가 놓고 간 국화꽃 한다발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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