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를 대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었다. 원주시는 작년 7월부터 전자태그(RFID) 시스템을 갖춘 수거통을 공동주택에 설치했다.

이를 통해 가구당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원주시는 수집·운반·처리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사업 취지를 무색하게 할 만큼 교묘한 수법으로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현재 184개 공동주택에 940여대의 수거통이 설치됐다. 이를 통해 쓰레기 종량제 시행 전과 비교하면 연간 9억원의 수집·운반·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과거 아파트 관리비로 지출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은 1천원 정도를 납부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1㎏ 당 10㎏ 미만은 107원, 20~30㎏ 사이는 160원, 30㎏ 이상은 160원 정도를 납부해야 한다. 이 때문에 덜 버리면 수수료를 덜 낸다는 심리가 작용, 음식물쓰레기를 감량하는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발생량은 30~35% 정도 줄었다.

전자태그 방식 수거통 설치로 인해 공동주택 관리사무소가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수수료 10%를 관리사무소에 넘겨주면서 운영의 어려움이 해소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주민들이 불법으로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원주시에 따르면 일반쓰레기 봉투에 음식물을 몰래 담아버리는 등 불법으로 배출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최근 한 달 기준 100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원주시는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계도하는 차원에서 올해 1월부터 인력을 배치해 단속 중이지만 여전히 불법배출이 만연하다. 시 관계자는 "종량제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었으나 여전히 비양심적인 수법을 쓰는 시민들이 있다"며 "1㎏ 당 107원의 수수료를 납부하는 것은 기존 방식에 비해 결코 비합리적인 것이 아닌데도 이 같은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원주지역 몇몇 아파트의 사례를 살펴보면 수법이 다양하다. 다른 가구가 버린 일반쓰레기봉투에 음식물쓰레기를 몰래 버려 애꿎은 주민이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환경부 인증을 받지 않은 부적합 주방용 오물분쇄기 때문에 하수구가 막히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단구동 A아파트는 부적합 오물분쇄기를 사용한 가구 때문에 1년간 세 차례 하수관이 막혀 역류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분쇄된 음식물찌꺼기가 하수관을 막아 베란다로 넘치는 일이 발생했다"며 "지금도 오물분쇄기로 인해 하수관에서 악취가 풍긴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원주시와 원주지방환경청 등 관계기관은 오물분쇄기 불법유통 및 허위광고 업자들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시민 입장에선 구입한 오물분쇄기가 잘못된 것인지 인지하기 어렵다"며 "제조업체를 중점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동주택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불법으로 배출하다 적발되면 5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오물분쇄기는 환경부 인증표시가 없거나 일체형이 아닌 제품, 2차 처리기나 기름망이 부실하거나 음식물쓰레기를 분쇄한 뒤 찌꺼기가 20% 이상 하수구로 배출되는 제품은 불법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