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곡관설동 국도대체우회도로 교각 밑에 몰려든 행락객들.

피서 시즌이 한참 지난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원주권 주요 하천변 및 유원지에서 행락객들의 무질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자리쟁탈전'이 빈번한 여름철과 달리 가을의 경우 이러한 고민 거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가을철 행락객들이 꾸준한 편이다.

그러나 여름 성수기에 비해 관리 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분별한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다.

원주 대표 관광지인 간현국민관광지엔 최근 가을의 낭만을 만끽하려는 캠핑족과 휴식을 취하려는 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러나 무질서 행위들로 얼룩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저녁7시쯤 관광지 내 쓰레기 배출 장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용객이 취사를 목적으로 불을 피웠던 숯을 제대로 끄지 않고 버린 것이 화근이 됐다. 불길은 전신주 분전함을 태워 자칫 이 일대에 정전사태를 야기할 수도 있었다. 이 밖에도 취사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생활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일이 허다한 상황이다.

이에 간현국민관광지는 매년 반복되는 무질서 행위를 근절하고자 대책을 마련했다. 간현국민관광지에 따르면 잠정적으로 11월부터 예약 제도를 도입해 각종 문제들을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다.

현재 홈페이지를 제작 중이며, 향후 야영장을 비롯해 족구장, 풋살장과 같은 체육시설 등을 예약제로 전환한 뒤 이용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유이희 간현국민관광지 관리소장은 "지난 수십년간 반복되어온 행락객들의 비양심적인 행동들로 관광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쾌적한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예약제도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현국민관광지 처럼 상주 인력이 배치돼 관리가 이뤄지는 곳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호저면 칠봉유원지, 판부면 금대유원지, 신림면 성황림 일대 계곡 등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들이 홍역을 치루고 있다.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교량 밑이나 나무 아래에 행락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귀래면 귀래리에 위치한 백운계곡은 올여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행락객들이 물밀듯이 찾아왔다. 귀래와 문막을 잇는 백운계곡은 지역에서 손꼽히는 청정계곡이다.

그러나 가구수가 적고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다보니 행락객들의 비양심적 행위들이 비일비재하다. 귀래면 주민 A 씨는 "해마다 백운계곡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와 계곡을 오염시키고 망가뜨리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들이 근절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단속과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주 시내 근교의 휴식 명소인 반곡관설동 동부교와 국도대체우회도로 교각 밑 원주천변의 경우도 문제가 심각하다. 접근성이 용이하며 교량 밑에 넒은 공간이 마련돼 있다 보니 방문 빈도수가 높다.

주말은 물론 평일 한 낮에도 텐트를 치고 취사를 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교량에는 수많은 배달음식 전화번호가 빼곡이 적혀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노숙인이 텐트를 쳐놓고 투숙하는 등 각종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이를 관할하는 반곡관설동주민센터는 매일 청소하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쏟고 있다. 이에 반곡관설동주민센터는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집중적인 계도 활동을 통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교량에 벽화를 그리거나 타일을 붙여서 환경을 개선하고 무분별한 행위들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송제기 동장은 "쓰레기를 자주 버리는 곳에 화단을 조성, 관련 행위들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둔 사례가 많듯이 교량 밑에 벽화를 그리면 같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주8경이나 장미, 은행나무, 꿩 등 원주의 상징을 담은 벽화를 그려 넣거나 시민들의 손길이 닿은 타일을 붙여넣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