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가 김문기 전 이사장의 총장 취임으로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시끄럽다.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때문에 우리는 이 지면을 통해 김문기 전 이사장이 진정으로 상지대 발전을 위한다면 총장직에서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상지대 사태가 이처럼 파행으로 치닫자 교육부는 오는 10일까지 시한을 정해 총장 사퇴를 포함한 정상화 방안을 내놓으라고 대학측에 요구했다. 기한까지 정했다는 것은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따라서 김문기 전 이사장이나 측근 인사들에게 그나마 상식이 남아 있다면 더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자진사퇴해야 한다. 지금 학생들은 인성교육까지 거부하며 총장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지역사회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원주시의회는 김문기 씨의 사퇴와 교육부의 정책적 조치를 촉구하는 건의문 채택을 추진한바 있다.

김 전이사장과 인간적 관계에 있는 모 시의원이 반대해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시의회 조차 지역대학 문제 때문에 우려하는 상황이고 보면 총장을 하려고 했던 이유가 어디에 있었던 간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공인이 취해야할 태도이다.

사회 지도층 인사나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공인은 작은 실수 하나로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최근 1군사령관이 술을 과하게 먹고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추태를 보인 것 때문에 1군사령관에서 물러나 전역한 것이 좋은 예이다.

하물며 학원비리로 사법처리까지 받았던 전력이 있으면서 총장을 하겠다고 나선것은 일반적인 공인의 상식을 뛰어 넘은 행동이다. 김 전이사장 측에서는 20여년 전 있었던 일이라고 항변할 지 모르겠지만 공인의 행동은 단 한 번의 실수라도 죽을 때까지 안고 가는 것이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지적한 바 있지만 고집을 부리다가 교육부가 분규대학으로 지정해 임시이사를 파견한다면 그나마 차지했던 이사회조차 장악할 수 없다. 총장 취임이라는 무리수가 오히려 화가 될 수 있음은 김 전이사장이나 측근에서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상지대 사태이후 김 전이사장의 총장 취임에 대해 찬성의사를 밝히고 여론몰이를 하려는 단체나 인사들도 더이상 지역사회에 분란을 일으키지 말고 자숙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 문제는 김 전이사장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나 역량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사학이 사유화 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또한 과거 학원비리를 저질렀던 사람이 대학총장을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인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다. 교육부까지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맞불작전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은 김 전 이사장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았으면 한다.

교육부도 이제는 권유하는 선에서 그치지 말고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해 조기에 사태를 해결해 주기 바란다. 교육부의 미온적 태도 때문에 학생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