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원주투데이포털 | 6.4지방선거 맛집캘린더
 
  최종편집 : 2015.6.1 월
   
> 뉴스 > 기획특집
     
공동기획취재: 양극화문제와 일자리 창출방안
④ 축산업 위기를 기회로 바꾼 독일 슈베비슈 할 협동조합
2014년 10월 06일 (월)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우리사회 양극화 문제는 고도성장의 이면에 늘 존재해왔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이로인한 사회갈등 정도도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 기업, 시민사회 모두 이를 현명하게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우리 사회 양극화 수준을 알아보고 국내와 독일, 영국 등 양극화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사례를 찾아 그 해법을 취재해 봤다.

글 싣는 차례
1. 사회적경제, 양극화 대안으로 부상
2.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해피브릿지 협동조합
3. 한겨레두레협동조합, 국민TV의 시장개혁
4. 축산업 위기를 기회로 바꾼 독일 슈베비슈 할 협동조합
5. 양극화, 지역사회 스스로 해결한다 - 영국 로컬리티

   
▲ 지역 축산농가가 주축인 슈베비슈 할 협동조합은 한해 1천4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산업화에 따른 상흔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도 있다. 독일의 슈베비슈 할(Schwabisch-Hall)도 예외가 아니다. 수도 베를린으로부터 남쪽으로 600㎞ 떨어진 이 곳은 1800년대 독일 국왕이 돼지 한 마리를 마을에 하사한 이후 돈육산업이 지역의 전통 산업이 됐다.

주민들은 친환경 목장에 돼지를 방목하며 돈육산업을 이어갔고 이렇게 자란 돼지는 육질이 부드럽고 풍미가 가득해 독일에서 유명한 13가지 품종 중 하나로 명성을 얻게 됐다. 하지만 1960년대가 되자 축산업의 트렌드가 변하기 시작했다. 슈베비슈 할처럼 느리고, 생산규모가 일정한 생육방식으로는 대규모 공장식 생산방식을 따라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항생제 사용과 대량생산방식으로 촉발된 새로운 생산 트렌드는 전통방식의 한정적인 돼지 생산량을 시장 수요에 맞게 빠르면서도 다량으로 공급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독일인의 기호에 맞게 지방질은 적고 가격도 저렴해 새로운 산업화의 물결이 독일인의 식탁을 쉽고 빠르게 점령할 수 있었다.

슈베비슈 할의 대다수 돈육농가가 이런 트렌드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항생제 과다 투여는 부작용으로 이어졌고 섣부른 대량생산 방식 도입은 슈베비슈 할의 명성을 갉아 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민들이 애써 키운 돼지를 시장에 내놓는다 하더라도 7단계의 중간상을 거쳐 판매돼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지기 어려웠으며 이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들이 지역을 떠나게 되었다.

자연스레 슈베비슈 할을 대표하던 돼지도 거의 멸종되는 위기를 맞았다. 슈베비슈 할 협동조합 크리스찬 뷜러 이사는 "지역신문에서 슈베비슈 할 돼지가 품질이 안 좋아 멸종됐다는 기사를 1면 머릿기사로 다룬 적도 있다"며 "지역의 모든 돼지가 도태될 정도로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고 농민들도 똑같은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지역의 근간을 이루던 돈육산업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자 마을에는 전통 슈베비슈 할 돼지 수컷 7마리와 암컷 1마리만 남게 되었다.

협동조합으로 명성 회복한 슈베비슈 할

루돌프 뷜러를 비롯한 8명의 지역주민은 여론에 큰 충격을 받았다. 언론의 혹독한 보도에 그들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지만 농민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1960년대 위기의 바람은 1980년대까지 이어져 슈베비슈 할 지역 경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지만 농민들은 다시 옛 명성을 찾기 위해 서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돼지수컷 7마리와 암컷 1마리. 그것이 그들이 가진 전부였다.

농민들은 연합해 돼지를 번식시키기로 결정했고 그 노력은 놀랍게도 성공을 거둔다. 6년간의 의기투합으로 1986년 정식 협동조합이 탄생했는데 이는 차후에 마케팅 조직을 설립하고 시장에 슈베비슈 할 돼지를 다시 선보이게 하는 단초를 제공해 주었다. 시장실패의 교훈도 잊지 않았다.

무작정 시장 트렌드에 쫓아가려했던 옛 모습과는 달리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싶었던 슈베비슈 할 협동조합은 대량생산 체제에서 탈피해 고급스럽고 한정적인 생산방식인 프리미엄 전략을 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이 친환경 유기농 방목생산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농민컨설팅 기관, 품종 유지 기관, 생육지도 기관, 생산 가이드라인 기관 등을 협동조합으로 설립하게 됐고 마케팅 조직은 그들을 아우르는 2차 협동조합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고급화 전략은 시장에서 호평으로 이어졌다. 악평 일색이었던 슈베비슈 할 돼지는 인근 지역 주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독일 전역에서 독일 전통의 명품품종 3인방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 유럽을 휩쓸었던 광우병에 대한 공포도 친환경 방식으로 돼지를 생산하는 슈베비슈 할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했다. 돼지를 납품하는 곳도 현재 독일 남부지역 350곳의 대형 정육전문점에 직거래 방식으로 거래하고 있으며 벤츠, 포르쉐, 아우디 같은 대기업의 식당 메뉴나 독일 국영기 루프트한자 1등석의 기내식 요리로, 일급 호텔급의 레스토랑에서 주 메뉴로 취급하는 등 고급육으로 독일 내 명성을 구가하고 있다. 현재 슈베비슈 할 협동조합의 한 해 매출은 1억2천만유로로, 한화로는 약 1천400억원에 이른다.
 

지역경제 살리는 협동조합으로 성장

확연히 달라진 점은 조합원 수다. 1986년 8명으로 시작한 협동조합이 지금은 1천400여명 조합원을 거느린 대형 협동조합으로 거듭났다. 지역에 번식과 생산·판매를 아우르는 대규모 생산 지대를 건설해 400여명의 직원도 고용하고 있다.

크리스찬 뷜러 이사는 "우리 돼지는 보통 30% 이상 비싸게 판매되는데 그 만큼 농가소득으로 귀결되는 구조로 협동조합을 운영한다"며 "소비자가 1유로를 내면 일반 농가는 17센트 정도 받지만 우리는 고급화와 직거래 방식으로 더 많은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고 했다.

일반 양돈농가들이 도체 1㎏에 1.36유로(약 1천800원)를 받는 데 반해 조합원들은 1.53유로(약 2천30원)를 받는다고. 여기에 조합이 지급하는 친환경 장려금 등을 더하면, 조합원들은 대개 2유로(약 2천700원) 정도 소득을 보는 셈이다.

지역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나 해외에도 슈베비슈 할 협동조합 모델을 선보여 현지 민에게 소득을 올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슈베비슈 할을 아우르는 호헨로헤 지역은 농민시장으로 유명한데 협동조합과 농민시장이 상생하는 성공모델을 이루어 냈다.

농민시장은 직판장과 식당, 정원, 빵가게, 지역여행사, 태양광발전소 등을 운영하며 슈베비슈 할 지역의 돈육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슈베비슈 할은 이들에게 관광 상품으로서의 입지를 올려주고 있다.

이외에도 협동조합은 인도 케랄라 지역에 에코랜드 앤 팜 하베스트 협동조합 설립을 도우며 이들에게 허브를 생산하게 도와주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허브는 슈베비슈 할 협동조합이 고급 돼지를 키우는 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서로 공생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같은 방식으로 세르비아에 똑같은 협동조합을 설립해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 발굴·육성
지속가능한 사회비전 현실화…독일 소셜임팩트 랩

   
▲ 노인 안전운전 시스템을 사업화 중인 다리오 씨
지역사회를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사람이나 자본, 또는 기업, 시민단체나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아무리 그것이 혁신적 아이디어라 해도 단순한 아이디어로 사장되고 말 것이다.

사회적 기업가들이 겪는 문제도 이와 비슷하다. 이들은 영리적 목적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공헌과 영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려고 하지만 대부분 시작단계에서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꿈을 접고 만다.

독일 소셜임팩트 랩은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혁신적 사고와 창업을 인큐베이팅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구변화에 따른 정부의 사회복지 서비스 감소, 글로벌 경쟁체제 하에서의 고용과 실업문제 등 시장 및 정부실패로 대변되는 현 상황을 극복하고 대안경제를 이루려고 하는 사회적 혁신기업가들(Anders Grunder)이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외국인, 이민자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기회 부여 및 활용'(Chancen Nutzer)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사회적 혁신기업가 기반마련 사업은 독일재건은행(Kfw)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소셜임팩트랩은 사회적 벤처기업 설립에 관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사회적 혁신기업가 한 명이 소셜벤처 회사를 설립한다면 Kfw의 지원으로 소셜임팩트 랩에 입주기회가 주어지고 기업 활동에 필요한 재정지원이나 세금문제 가이드, 세미나 같은 행사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해결할 수 있다.

동시에 소셜임팩트 랩은 이 기업이 사회적 비전을 개발하고 연구하는데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컨설팅을 해준다. 결과적으로는 소셜벤처 기업이 소셜임팩트트 랩과 Kfw로부터 경제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소셜임팩트 랩은 1년에 분기별로 8개 팀을 선정하며 이들은 약 8개월간 인큐베이팅을 받는다.

외국인이나 이민자들에 대한 지역사회 정착을 위환 기회부여 및 활용 사업은 JP모건재단이 돕고 있다. 사회적 혁신기업가 지원사업과 마찬가지로 소셜임팩트 랩이 그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역할을 한다.

노라 쉬망(Nora Schimang) 소셜임팩트 랩 관리자는 "소셜임팩트 랩 자체도 아쇼카 재단의 도움을 받아 설립된 것처럼 사회적 혁신가 양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쇼카 재단은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의 주체가 될 수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사회시스템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는 사람을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erpreneur)로 발굴하고, 그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글로벌 단체이다.

소셜임팩트랩의 CEO인 Nobert Kunts는 1994년 아쇼카 재단의 지원을 받아 소셜임팩트랩을 설립했으며 2010년 슈밥(Schwab Foundation)에서 수여한 사회적 기업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초기 사업부담 덜고 경험 살려"
인터뷰: 소셜임팩트 랩 입주자 다리오 헤르가르덴


창업을 계획하는 분야는?

유럽에서는 운전면허를 취득하면 정기검사 등을 받지 않는다. 특별히 법을 위반하지 않는 이상 노년까지 면허를 유지하게 되는데 노년이 되면 지각이나 인지능력, 순간 대응능력이 떨어져 운전 시 사고위험이 높다. 그런 위험을 방지하고자 노년층을 위한 안전운전 도움시스템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나?

사실 소셜임팩트 랩이 있는 줄은 잘 몰랐는데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듣게 돼 입주를 신청하게 됐다. 신청하는 날이 마감일 하루 전 일이었지만 사업계획을 들은 뒤 소셜임팩트 랩의 운영철학과 맞물려 입주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이곳에 있으면 어떤 장점이 있나?

일단은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자기가 정말 기업을 시작하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면, 즉 기업의 기본에 대해 모르는 상태라면 이곳의 도움을 받아 보다 빨리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소셜임팩트 랩에서도 컨설팅을 해주지만 다른 입주자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점도 큰 것 같다.

두 번째는 사업을 계획하고 시작한지 2개월 밖에 안 돼 사무실을 차릴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었는데 8개월 동안 사무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 부담을 덜게 됐다는 점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자기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에 대한 시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가진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봐서 훌륭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볼 수 있고, 이 아이디어로 사업성공이 가능한지 견주어 볼 수 있다.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화되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이곳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이디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 공간이 꽉 차있다 하더라도 들어올 수 있고, 좋은 아이디어가 없으면 들어올 수 없다. (소셜임팩트 랩의 사회적 기업가지원사업[Anders Grunder]은 25~40세 정도의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사업비전, 사회적 참여, 성공에 대한 야망 등을 중요시하고 지원한다)


 

     관련기사
· 공동기획취재: 양극화문제와 일자리 창출방안· 공동기획취재: 양극화문제와 일자리 창출방안
· 공동기획취재: 양극화문제와 일자리 창출방안· 공동기획취재: 양극화문제와 일자리 창출방안
최다니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원주투데이(http://news1042.ndsoft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기획특집: 시민의 발 시내버스, 인구
사건사고 브리핑
귀래 사랑의집 48년 악연 끊었다
4월 원주지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제16회 장미축제…축하공연·체험행사
행구동 아파트 거래현황…현대아파트 3
제11회 청소년축제 성황
원주천에서 수달 서식 목격
(주)인성메디칼 원주 이전 지역주민
원주문화재단,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대표이사 오원집  |  Tel : 033)744-7114 / Fax : 033)747-9914
발행인: 심형규  |  편집인: 오원집  |  등록년월일: 2012년 4월 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Copyright 2009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jtoday1@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