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유해야생동물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근 수 년 간에 비해 강수량은 월등히 적었으나 농작물 작황은 좋은 편이어서 이를 노린 야생동물들도 기승을 부려 피해가 극심하다.

원주시는 올들어 지난 8월말까지 1천932마리의 유해야생동물을 포획했다고 밝혔다. 고라니가 1천841마리로 가장 많았고 멧돼지(52마리)가 뒤를 이었으며, 까치(20마리), 오리(17마리) 등 조류에 의한 피해도 발생했다.

5월 파종기에 266마리를 포획한 데 이어 6월 455마리, 7월에 627마리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8월에도 417마리를 포획하는 등 피해가 극심하다. 이미 지난해 피해규모를 초과했다. 지난해에는 1천520마리의 야생동물을 포획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농가들은 초비상이다. 5월 파종기부터 여름까지는 잎을 주로 먹는 고라니가 기승을 부렸다면, 가을에는 뿌리 농작물, 과실 등을 노린 멧돼지 활동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콩이나 깨 등도 수확할 때이기 때문에 조류 피해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흥업면 한 농민은 "수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야생동물들이 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해야생동물 피해보상 예산도 이미 바닥난 상태다. 원주시는 당초예산으로 5천300만원을 편성했으나, 3천만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또 올해 40여명의 포획단이 활동 중인 가운데 이에 따른 활동비 지원 예산도 부족하다. 당초예산은 3천만원 수준이었지만 포획 동물이 늘어나면서 작년보다 많은 활동비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

원주시는 2천500여만원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올해 피해규모가 월등히 늘어나면서 예산 규모도 확대해야만 한다"며 "하반기 추경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도록 주력할 것이며, 현재 상황으로선 1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내년 본예산 편성 때 예산증액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주시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원주 전역에서 순환수렵장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해야생동물 피해 신고 접수 및 보상은 원주시 환경과(737-3037) 또는 해당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