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친환경농업 규모가 급격히 감소해 농업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에 의하면 작년 말 관내 친환경농산물 재배규모는 704㏊로 2012년 780㏊, 2011년 778㏊에 비해 80㏊ 가량 줄어들었다.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도 2011년 761농가, 2012년 788농가에서 지난해 말 719농가로 감소했다.

 친환경농업 규모가 감소한 이유는 일반농산물과 가격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데다 정부가 까다로운 인증조건을 내세워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산물은 유기, 무농약, 저농약농산물로 구성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07년만 해도 관행농산물 가격보다 유기농산물은 2배, 무농약은 1.7배, 저농약은 1.6배 높았다.

하지만 가격 차이는 계속 줄어 올해에는 유기·무농약 모두 관행의 1.5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저농약농산물은 0.8배로 떨어져 관행 농산물보다 가격이 하락한 경우도 있었다.

판부농협 이명덕 상무는 "올해 친환경농산물 장려정책으로 하우스 10동 규모의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친환경농사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 여덟 농가만 지원사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친환경농산물 인증기준 강화와 까다로운 확인절차도 원인이 됐다. 언론과 소비자단체들이 최근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의 농약 사용이나 안전성을 지적하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인증기준을 강화하고 감시나 확인절차를 늘릴 것을 인증기관에 통보했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시사프로그램에서 일부 농가가 농약을 사용하고 이에 대한 감시나 관리절차가 소홀하다고 비판하자 소비자들 반향이 거세게 일었다"며 "작년부터 보급상토도 유기상토로 대체하게끔 하고, 옛날에는 소독된 보급종을 써도 괜찮았는데 지급은 소독한 것도 못 믿겠다고 해서 자연에서 채취한 것만 친환경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농촌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 현상이다. 친환경농업은 관행농산물보다 많은 노동력과 관리절차를 요구하는데 이미 농촌인력은 만성적인 고령화로 생산력이 점점 쇠퇴하는 추세이기 때문.

한 농업인은 "앞으로 5년~10년 지나면 고령화로 모두 일손을 놓게 될 지경"이라며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뚜렷한 만큼 친환경농업 감소는 지역 농산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수농가 가장 많아 줄어

친환경농업 축소가 가장 뚜렷한 분야는 과수농가로 드러났다. 2012년 303농가가 249㏊에서 재배했는데 지난해에는 175농가 167㏊에 머물렀다.

생산량도 3천194톤에서 1천851톤으로 1년 사이에 무려 43%가 감소했다. 원주시는 과수농가를 비롯해 친환경농가들이 축소된 소득부분을 인정받으면 농업규모가 회복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3~4년 후 원주푸드종합센터가 활성화되면 친환경농산물 계약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농가들에게 소득을 올려주는 것이 가장 최선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내년 본예산에 저온저장고와 저온수송차량 예산을 상정해 친환경농산물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원주푸드종합센터를 통해 납품되는 친환경농산물은 한계가 있고 노동력 부족이나 소득감소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농민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