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대포통장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1만1천여건. 도내 우체국에서 피해구제 신청된 대포통장은 191건이며, 원주에서도 37건의 대포통장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됐다.

우정청 관계자에 따르면 우체국 외 타 금융권 대포통장 피해구제를 합하면 더욱 늘어나며, 피해를 봤는지 모르거나 악용되고 있는지 모르는 대포통장은 수를 헤아릴 수 없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대포통장 피해액은 지난해 1천18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올 상반기에만 872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우정청 관계자는 "대포통장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사유건 통장과 카드, 비밀번호를 양도해서는 안된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계의 대포통장 위험성에 대한 홍보가 많아지는 만큼 금융범죄는 더욱 교묘해진다"며 "통장과 카드, 비밀번호 양도만 없다면 어떤 이유에선 간에 피해를 볼 일이 없다"고 말했다.
　
대포통장이 만들어지는 방식

자발적으로 판매하는 경우와 사기를 통해 편취당하는 방식으로 대포통장이 만들어진다. 추적이 어려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일정금액을 제시하고 통장을 매입하는 것이 자발적 판매 방식이다.

이 방식은 성인을 주 대상으로 하는 대출사기와는 달리 청소년까지도 범행대상이 될 수 있다. 우정청 관계자는 "무직자를 대상으로 통장을 매입하거나, 취업 사기로 통장을 편취하는 방식이 있다"며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사이트에 통장을 구입한다는 글을 올린 뒤 청소년들에게 통장을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여름 원주우체국을 방문한 한 청년은 회사에서 출입카드를 필요로 한다며 통장을 개설하려고 해 우체국 직원이 제지한 적이 있었다.

우정청 관계자는 "아르바이트·구직사이트에서 고가제품을 관리하는 업체라며 구직자에게 우체국 현금카드와 통장 비밀번호를 출입카드로 사용한다고 현금카드와 비밀번호를 보내야 한다고 사기를 쳤던 사례"라며 "대출업체를 위장해 통장과 현금카드,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포통장의 처벌과 방지

자발적 판매나 사기를 통한 편취 모두 대포통장으로 악용됐다면, 통장명의자는 범죄자로 지목된다. 자발성 여부에 따라 법적 책임도 져야 하며, 최고 징역 3년이나 2천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뿐만아니라 대포통장 명의자는 그 통장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민사책임도 져야 하며, 1년간 금융거래가 제한된다. 우정청 관계자는 "우체국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예금 보호 및 금융거래 보호를 위해 통장 개설 시 대포통장 악용의 위험성을 창구에서 고객들에게 안내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에든 통장과 카드, 비밀번호를 타인에게 양도했고, 대포통장으로 악용될 의심이 들면 즉시 해당 은행에 지급중지 신청을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만일 양도를 요구할 경우 경찰에게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정청 관계자는 "임금을 지불하기 위해 통장 사본을 요구하는 경우는 있어도 통장과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는 사업장이나 기관, 단체 등은 있을 수 없다"면서 "대포통장 피해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통장과 비밀번호를 양도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강원지방우정청은 지난 18일 대포통장 근절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대포통장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대포통장을 악용하는 금융범죄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이날 원주우체국 집배원을 비롯한 우정청 관계자 130여명은 가두캠페인과 오토바이 퍼레이드 등을 펼치며 시민들에게 대포통장 근절 안내 전단지를 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