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한지문화제를 대표하는 개막행사 '한지패션쇼'. 사진은 지난해 열린 15회 대회 모습.

올해로 16회를 맞는 원주한지문화제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한지테마파크 일원에서 펼쳐진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하는 문화축제를 지향해 온 원주한지문화제위원회(위원장: 김현각)는 올해 '아흔 아홉 번의 손길-한지'를 주제로 조상이 남긴 역사를 통해 내일의 문화강국을 지향하는 시민축제의 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순백의 향과 은은한 여백의 미

한지의 이미지를 담은 행사장은 한지(韓紙)존과 원주소상공인존, 먹거리존, 한지체험존, 한지뜨기존, 소원등터널과 한지와 빛의 향연존, 공연과 놀이마당존 등으로 구성됐다.

한지만이 가진 순백의 향과 은은한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지가 전하는 편안함과 솔향같은 휴식, 그리고 치유와 건강의 공간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영지유치원을 비롯한 24개 어린이집과 유치원, 각급 학교, 코레일 원주관리역, 자원봉사자, 기관단체 등 각계 각층의 원주시민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만든 3천여개의 형형색색 팔각등과 오색한지등, 국화등, 호박등이 축제가 열리는 한지테마파크를 아름다운 오색빛으로 물들인다.
　
한지패션쇼부터 흥겨운 전통가락까지

개막일인 25일 오후7시 특설무대에서 진행되는 대한민국한지대전 시상식과 한지패션쇼 '한지 자연을 입다'가 축제의 서막을 장식한다.

26일은 오후2시 학술토론이 한지테마파크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한지문화제 길을 묻다'를 주제로 한지문화제의 발전전략과 한지의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방안을 고민한다. 오후 7시에는 KBS춘천방송총국의 '이한철의 올댓뮤직' 공개방송이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27일은 오후3시부터 6시까지 '녹색장터 특별전'이 진행되며 오후7시에는 자연과 휴식을 노래하는 '글램핑 콘서트'가 펼쳐져 가을 밤하늘을 바라보며 쏟아지는 별빛과 어우러지는 가을음악회의 향연을 기대할 수 있다.

28일은 오전10시 향수가 묻어나는 고택문틀 바르기와 오후2시 닥종이인형 만들기 경연대회가 이어지며 오후7시에는 한국전통예술단 아울이 '한지, 조상이 남긴 꿈-무대에서 말하다'를 통해 흥겨운 우리가락을 선사한다.

특히 주말인 27일과 28일은 별도의 프린지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지역예술인들이 참여해 만드는 공연을 중심으로 오전부터 밤 시간까지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며 거리의 악사 버스커들의 공연이 또다른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한지느림보우체통 등 이색 부대행사

한지문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부대행사도 매력이다. 사연을 적어 1년 후 받아볼 수 있는 한지느림보우체통을 비롯해 한지소원지 쓰기가 한지등터널 입구에서 축제기간 내내 운영된다.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종이접기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코너와 널뛰기, 투호던지기, 굴렁쇠 굴리기 등 잊혀져가는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상설 놀이마당도 펼쳐진다. 특히 올해 한지문화제에서는 부대행사 및 경연대회 경품으로 상품권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한지화폐를 지급할 예정이다.

한지문화제 관계자는 "한 장의 종이는 아흔 아홉번의 손길을 거쳐야만 완성되며, 한지 고유의 질기고 강한 특성은 천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보존이 가능해 '지천년 견오백(紙千年絹五百)'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면서 "올해 원주한지문화제는 우리의 삶 속에서 여러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한지의 특성처럼 어려운 여건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문화제, 시민들이 만드는 문화제, 지역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한 문화제로 관람객에게 여유와 힐링을 안겨주는 문화제를 기획하고 준비했다"고 전했다. ▷문의: 734-4739(한지테마파크)

하늘이 내린 오색빛깔 '원주한지'

원주는 예로부터 한지의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15세기에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에는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가 원주지방의 주산물이라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원주한지가 사랑받은 이유는 중부내륙지방의 알맞은 기후와 치악산과 백운산 골짜기에서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로 종이를 만들어 부드러우면서도 질기고 오래 보존되기 때문이다.

원주한지는 260여종의 색한지로 유명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1984년에는 정부에 의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록용 종이로 납품된 바 있고, 지금도 대통령이 수여하는 공식 표창장과 임명장 등에 원주한지가 사용된다.

또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 일본 등지에서 국제한지축제 및 전시전도 꾸준히 열리고 있어 우리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한 '원주한지 이야기'

원주 한지의 이야기를 담은 '두루와 마리 이야기'가 해외 종이 전문잡지에 실려 눈길을 끌고 있다.

두루와 마리 이야기를 소개한 매체는 '페이퍼 메이킹(Papermaking)'으로 1986년부터 매년 상·하반기로 구분 연 2회 발행되는 세계적인 종이 전문지. 페이퍼 메이킹은 2014 상반기호에 두루와 마리 이야기를 특집으로 소개하는 한편, 뒷 표지를 지난해 원주한지문화제에서 시민들이 제작한 한지등 사진으로 장식했다.

강범희 전 한지문화제기획위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원주한지문화제에 참가했던 캐나다 에드먼튼시 종이작가의 추천으로 두루와 마리 이야기가 이 매체에 수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루와 마리 이야기'는 지난해 원주한지문화제를 앞두고 스토리텔링을 도입해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으로 제작됐다. 자체 개발한 '두루'와 '마리' 캐릭터를 활용해 강 전 위원장이 직접 스토리텔링 했으며 '두루가 보여주는 미래, 마리가 들려주는 과거'를 슬로건으로 원주한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