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출신 프로골퍼 김효주 선수. (사진출처: LPGA 홈페이지)

원주출신 프로골퍼 김효주(19·육민관중 졸업)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섰다.

김효주는 지난 14일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에서 폐막한 이번 대회에 비회원 자격으로 참가,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백전노장 캐리 웹(호주)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올리는 활약을 펼친 김효주는 세계 강호들이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김효주가 LPGA 투어 정식 멤버 가입을 신청하면 5년간 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한국 선수가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8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신지애,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유소연에 이어 김효주가 세 번째다.

김효주의 우승은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역대 세번째로 어린 나이에 달성한 것으로 현재 20위인 세계랭킹도 10위로 껑충 뛰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효주는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1타를 쳐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을 작성하며 세계 골프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프로데뷔 2년만에 한국 여자프로골프계를 평정하고 있는 19세 소녀가 박세리, 신지애, 박인비를 잇는 한국 여자프로골프 계보를 당당히 잇고 있는 것.

특히 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성장하면서 역도여제 장미란과 함께 원주가 배출한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16일 귀국한 김효주는 "상대 선수의 플레이를 의식하기보다 내 경기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우선 하반기 국내 대회에 전념하면서 주위 분들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원주시와 원주시체육회는 지역의 명예를 드높인 김효주를 초청, 오는 23일 오전10시40분 시청 투자상담실에서 축하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꽃다발 증정과 원주시체육회 이름으로 격려금이 전달될 예정이다.　

어린시절 문막에서 골프와 인연 맺어
"효주는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1995년 식당을 운영하던 김창호(56) 씨와 최성휘(59) 씨 사이에서 태어난 김효주는 어린시절을 문막에서 보냈다. 어릴 때부터 다른 장난감보다 공을 가지고 놀기를 즐겼다. 잠시 태권도를 했지만 아버지 김창호 씨가 지인의 권유로 골프연습장에 데려간 것이 골프와의 첫 인연이다.

교동초교에 입학한 뒤 천재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또래 선수들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기량을 선보이며 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고 육민관중 2학년이던 2009년부터 각종 국내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2010년부터 3년간 골프 국가대표를 지내고 2011년과 2012년 대한골프협회 최우수 아마선수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김기현 육민관고 골프부 감독은 "효주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선수였다"고 말한다.

"비교 대상이 없다. 말 그대로 최고였다"고 표현한 그는 지금같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예견했느냐는 질문에도 "그 어린나이에 3년이나 국가대표를 유지했지 않았느냐"며 "확신했었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김효주는 이후에도 2012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KLPGA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JLPGA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TLPGA 스윙잉스커츠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세계 아마추어 골프선수권에서 대표팀의 단체전 우승을 견인했다.

그 해 10월 프로에 데뷔, 12월 열린 KLPGA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 데뷔 최단기간 우승기록을 갈아치웠으며 KLPGA 투어 2013시즌 신인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 들어서는 완벽한 독주채비를 갖췄다. 지난 8월 한화금융클래식에서 3승째를 거두며 누적 상금 7억7천만원을 기록, 2008년 신지애가 세운 KLPGA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시즌 13개 대회 만에 7억원이 넘는 상금을 벌어들인 것은 경이로운 기록이다.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이미 세계적인 선수의 반열에 오른 김효주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LPGA로 향하고 있다. 우선 올해까지는 국내무대에 전념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시민들의 머릿속에는 LPGA 투어에서 활약할 김효주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