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는 예은이의 소식을 듣고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던 이유는 유년시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향했던 복지시설에서 만난 친구들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곤 기껏 친구들과 놀아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것뿐이었지만 친구들은 늘 나를 기다린 채 숨겨놓은 과자를 건네주곤 했습니다.

지금도 용돈을 모아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어르신 김치봉사를 하며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에게 전해드리는데, 그때마다 그분들은 저를 손자처럼 귀여워해 주셨습니다.

사실 예은이를 위한 이번 모금활동은 학생들이 용돈을 모아서 내는 것이라 많은 돈이 안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유년시절 나를 기다려주었던 친구들처럼 예은이도 우리 모두가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성금이 아니라 마음이란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단 한사람에게라도 기쁨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