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계택지 유흥가. 7월 한 달 간 단계동에서 접수된 112 신고건수는 1천575건으로, 원주시 전체 7천456건의 2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흥업소, 단란주점, 숙박업소 등이 밀집한 단계택지는 원주 최대 환락가로 통한다. 그러나 유흥 문화로 특화된 단계동은 무법 행위가 빈번하고 치안문제가 끊이지 않는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질서가 무너진 단계동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유흥 밀집지구 단계동

원주시에 따르면 단계동의 유흥업소는 122곳으로 원주시 전체 268개소의 절반에 가까운 분포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란주점 14곳(전체 70곳), 모텔 등 숙박업소 77곳(전체 630곳), 노래연습장 34곳(전체 221곳), 일반음식점 715곳(전체 4천963곳)이 성업 중이다.

게다가 극장 2개소, 백화점과 대형마트, 다수의 커피숍 등이 자리잡아 항상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음주, 유희, 숙박, 쇼핑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흥문화가 발달했다.

또 시외·고속버스터미널이 위치해 있고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인접해 교통적인 측면에서 접근성이 용이하다 보니 외지인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단계동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등을 접수한 뒤 신분을 조회한 결과 절반은 원주시민, 나머지는 외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안수요 원주 최대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계동 치안수요는 상당한 수준이다. 취객이 넘쳐나기 때문에 각종 폭행시비와 범죄, 교통사고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원주경찰서에 따르면 7월 한 달 간 단계동에서 접수된 112 신고건수는 1천575건으로, 원주시 전체 7천456건의 2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신고건수는 50.8건으로 경찰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원주에는 지구대 6곳과 파출소 2곳이 있는데 단계동을 관할하는 단계지구대가 가장 많은 치안수요를 담당한다. 강원도 전체, 원주와 인접한 인근 충북, 경기도 지역 등과 놓고 봐도 단계동을 필적할 곳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단계지구대 매일 비상

단계지구대에 접수되는 신고전화의 절반은 주취자 문제이다. 각종 폭행시비와 난동 등이 40% 정도 차지하고 있으며, 30% 가량은 교통사고와 교통법규 위반 등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상가들이 문을 닫았을 때 발생하는 절도사건이나 파손, 청소년 흡연·음주 등 탈선 문제도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바깥 활동이 늘어나는 여름의 경우 치안수요가 30%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단계지구대 경찰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단일 시간만 놓고 봤을 때 단계동 상가에서 유흥을 즐기는 인구는 평일 1천500명, 주말 4천여명이 밀집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일 누적 인원은 몇 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단계지구대 정원은 34명으로, 8명씩 4교대 근무를 하는데 저녁7시부터 아침8시까지 야간 근무조에 편성된 경찰들은 50여건에 이르는 신고전화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단계지구대 관계자는 "단계동은 취객들을 중심으로 폭행시비와 업주와의 다툼 등으로 각종 신고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언제 어디서 어떠한 치안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밤만 되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성매매 의혹 자주 불거져

특히 단계동은 불법 성매매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원주경찰서가 6~7월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적발된 5개 업소 중 4곳이 단계동에 위치해 있었으며 관련된 피의자 6명을 검거한 바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단계동의 한 유흥주점이 35만원을 받고 같은 건물에 위치한 모텔에서 여종업원을 시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에 앞서 밀실문을 설치하고 성매매를 알선한 휴게텔, 모텔에서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한 40대 남성 등이 적발되기도 했다.

게다가 불법 성매매가 이뤄질 것으로 의심되는 안마시술소가 원주시 전체 업소 가운데 단계동에서만 80% 가량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10년 전 성매매 방지법이 본격 시행된 이후 휴게텔, 출장 마사지 등 변종 성매매가 속속 뿌리를 내려 관련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시민은 "길거리엔 성매매를 유혹하는 명함과 전단이 흩뿌려져 있으며, 한 눈에 봐도 의심스러운 업소들이 즐비하다"며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과 이곳을 지나가는 것조차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질서 확립, 다함께 노력해야

단계동에서 벌어지는 치안문제와 무질서행위에 대해서 지자체나 경찰의 강압적인 조치로 해결할 수는 없다. 단계동에서 유흥을 즐기는 이들이 자중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또 상가 업주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단계동 일부 상가 업주들은 난감함을 내비치면서도 의식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상인 A 씨는 "단계동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되는 각종 문제점들은 업주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으로 투명한 운영과 질서 확립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며 "단계동 상인들은 공생공존을 통해 생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단계동 주민센터는 건전한 유흥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여러 가지 문제점들로 하여금 단계동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고, 동민들의 박탈감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단계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술을 마시고 휴식을 취하는 것은 좋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질서가 무너진다"며 "단계동이 깨끗한 이미지로 거듭나기 위해선 모든 이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