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호지구 생태공원에 대한 제초작업이 늦어지면서 벤치가 높게 자란 잡풀에 가려질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본지는 지난 2012년 말 준공된 4대강 시설물이 원주시로 이관된 이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점검했다. 사업이 완료된 지는 벌써 1년 반이 지났다.

그러나 유지·관리를 위한 행정절차가 지연되면서 4대강 시설물 중 일부는 방치돼 있었고, 나머지도 대부분 관리·감독이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시설물 방치로 인한 문제점을 짚어봤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오토캠핑장, 공원 등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운영은 커녕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돼 지역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부론면에서 호저면까지 이어지는 섬강 13공구와 원주와 횡성을 잇는 섬강 14공구에 대한 4대강 사업은 지난 2012년 말 준공됐다.

원주시는 지난해 생태공원, 자전거 도로, 제방시설물 등을 이관 받았으나 유지·관리를 위한 행정적 절차가 늦어져 일부 시설들은 방치되고 있다.

부론면 흥호리에 조성한 34만㎡ 규모의 흥호지구 생태공원과 섬강두꺼비오토캠핑장의 경우 문제가 심각했다. 캠핑장은 60여 사이트, 샤워실, 화장실, 음수대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1박2일 기준 2만원의 가격으로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시설물에 하자가 있고, 관리주체도 결정하지 못해 개장이 늦어지고 있다.

캠핑장은 수질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원주시는 최근 암반관정을 새로 뚫어 수질을 개선했고, 전기시설도 전압이 부족한 상태로 조성돼 이 역시 정비해야 했다. 현재 방치된 캠핑장엔 관리인이 상주하지 않고 있다보니 야영객들이 몰래 들어와 무단 사용하면서 쓰레기가 나뒹굴고 시설물도 일부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당장 캠핑장을 개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원주시는 캠핑장을 민간위탁 하기 위해 올해 4월 강원도에 승인 요청을 했으나 여전히 답변이 없어 한창 성수기인 올여름은 운영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시 관계자는 "강원도의 승인 절차가 늦어져 개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개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흥호지구 생태공원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생태공원은 족구장, 습지, 산책로, 전망대, 다목적 광장 등이 조성됐다. 그러나 제초작업이 제때 되지 않아 산책로와 벤치 등 시설물은 잡풀로 뒤덮여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조경을 위해 심은 일부 나무는 고사한 상태였다.

시행청의 늑장 행정으로 시설물 유지·관리비가 제때 배정되지 않음에 따른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원주시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시행청인 원주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예상보다 늦은 시점인 지난 6월 26일에 유지·관리비 11억원을 배정받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호저면 대덕지구 공원, 문막읍 문막지구 공원, 서원주역사 앞 간현지구 공원 등도 제초작업이 늦어졌다. 원주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제초작업을 마쳐 주민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며 "시설물이 미진한 부분에 대해선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하자보수 요청을 한 상태"라고 말했다.

▲ 섬강두꺼비오토캠핑장에 관리 인력이 상주하지 않다보니 야영객들이 난입하면서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가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간현지구 생태공원 체육시설물도 하루 빨리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0만㎡ 규모로 조성된 이 공원에는 천연잔디 축구장, 족구장 등 체육시설과 생태습지, 목제데크 등이 조성됐다.

하지만 설계에서부터 화장실과 수도시설이 누락되고 관리운영 주체도 결정되지 못해 장기간 방치됐다. 다행인 것은 현재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시행 중인 지정면소재지정비사업 추진위원회가 시설물을 설치하고 공원 운영을 맡기로 했다.

화장실 설계는 마친 상태이며 올해 하반기 안에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원주시는 이와 더불어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협의를 통해 현재 전무한 주차장 부지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 간현지구 생태공원에서 발견된 어항. 불법어획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용운 지정면소재지정비사업 추진위원장은 "화장실과 수도시설이 없는 공원이어서 문제점이 많았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4대강 시설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감독도 요구되고 있다. 생태습지와 소류지가 조성돼 있는 간현지구 공원과 대덕지구 공원에서는 낚시도구와 어항이 버려져 있는 등 불법어획 행위가 이뤄져 경각심이 요구된다.

특히 자전거를 타거나 걷기 목적으로 찾아가는 시민 이외엔 인적이 닿는 사례를 보기 힘든 대덕지구 공원에서는 취사도구와 각종 쓰레기, 불을 피운 흔적이 발견되는 등 감시 인력이 없는 틈을 노리고 무분별한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