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원주역사 앞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수질오염', '이상기후' 사이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큰빗이끼벌레가 원주에서도 발견(본보 7월 21일자 8면 보도)된 가운데 원주시는 서식 가능성이 높은 정체수역을 집중조사하고 전량 수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주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 사업을 진행한 섬강 일대에서 발견돼 시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원주시가 분포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초면 장양리에 위치한 원주취수장 가동보 밑 섬강변에 큰빗이끼벌레가 다량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정면 간현리 서원주역사 앞 생태공원 내 습지에서도 확인됐다.

이에 원주시는 지난 18일 원주취수장 가동보 일대에서 고무보트를 이용해 큰빗이끼벌레 700㎏을 전량 수거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된 지점은 가동보 아래쪽으로, 취수에는 문제가 없으며 오랜 가뭄 탓에 물이 고인 지점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원주시는 전했다.

원주시는 큰빗이끼벌레가 죽을 경우 사체에서 암모니아가 발생해 악취는 물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수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섬강, 원주천, 소류지, 저수지 등 유속이 느린 정체수역 구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가뭄이 지속된 이상기후로 유량이 현저히 부족해져 정체수역 구간에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게 된 것 같다"며 "환경부 실태조사 결과를 주시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원주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가 과연 수질오염 때문인지, 아니면 가뭄 때문인지 여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춘천 의암호, 소양호는 물론 여주 이포보, 강천보 일대 등 원주시와 인접한 인근 시·군에서도 발견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전문가들은 수질이 오염돼 발생한 것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큰빗이끼벌레는 주로 북미에서 서식하는 태형동물로, 물살이 없는 곳이라면 1~3급수의 비교적 깨끗한 곳에서도 서식하기 때문이다.

원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장기간 지속된 가뭄이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 것 같다"며 "다만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게 된 경로와 수질에 미치는 영향 등은 면밀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큰빗이끼벌레 수거를 위해 주민 제보를 받는다. ▷문의: 737-3030(환경과)